16주차(2022.7.11~7.15)

안태준
안태준 · 드러머/백혈병생존자/청소년지도사/아빠
2023/03/06
 아침에 일어나니 코에 콧물이 가득 차 있다. 코를 풀어보니 누렇고 찐득하다. 예감이 좋지 않다. 지난 밤에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다보니 목구멍이 완전 메말라 침을 삼키기 어려울 정도로 아프다. 이럴 때 응급조치를 몇 가지 알고 있다. 따뜻한 물을 입에 머금고 천천히 넘겨서 목을 적셔주고, 코로 물을 넣어 입으로 나오게끔 헹궈주는 것이다. 몇 번 해봤더니 과연 한 결 낫다. 급히 회사에 연락하여 이비인후과에 들러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 받아 출근했다. 점심을 먹고 약을 먹으니 콧물이 좀 묽어졌다. 다행인건 열도 없고 목도 금방 괜찮아진 것. 순전히 여름 코감기인 것 같다. 이렇게만 넘어가면 좋겠네.
 현재 센터 내에서 초유의 관심사이자 가장 근심걱정을 많이 안겨주던 우리동 아이가 오늘 오전에 센터로 복귀했다. 부디 이 친구가 남은 5일을 제발 조용히 지내주길 바랄 뿐 다른 걸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담당동 지도자 및 전체 지도자들에게 아이의 특성과 지도방침을 공유했다. 주・야간을 불문하고 문제를 일으키면 그 즉시 분리조치하여 지도 불응하면 곧바로 귀가조치 할 수 있게 상부에 요청을 해뒀지만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다. 들어보니 원적학교에서는 지난 주에 퇴학처분(강제전학)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 아이는 그러고도 남을 만한, 매우 위력적인 아이다. 일반 학교에서는 케어가 거의 불가능할 것인데 왜냐하면 자기 조절, 통제, 타인 공감 등이 전혀 안되는 아이니까. 감정 폭발 이후 안정기에서 겨우 진행하는 생활장면 인터뷰서도 왜곡된 상황 인지, 뿌리 깊게 박혀 있는 피해의식 등으로 자기 객관화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자신의 감정과 요구사항만 끝까지 관철시키려 하고 그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다시 감정을 폭발시켜 굉장히 높은 음역대의 괴성, 누워서 방방 뜨기 등의 사이클을 반복하는 아이니까. 입교 초반, 나는 이 아이에게 수료가 가까워지면 너는 변해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었는데 그말을 현실로 이뤄주지 못했다. 나는 이 아이를 변화시키는 데에 실패했다. 깔끔하게 나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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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깨지고 다친 마음을 다시 빚고 가마에 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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