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재재나무
재재나무 ·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2024/12/30
늘 듣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항상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듣고 싶습니다. 누구에게나 하고 싶습니다. 
   
“나는 잘 있습니다”
   
편지 
/정리움
   
지상의 아내여
이곳은 사시사철 지지않는 꽃이 핍니다
아무것도 흔들지 않는 바람이 붑니다
구름 위에서 눈처럼 날리는 밥을 먹습니다
   
지난여름 함께 갔던 나이아가라 폭포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동호의 초등학교 입학식에도 다녀왔습니다
유진이의 늦은 하교길을 같이 걸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어디든 갈 수 있고 
아무데도 갈 수 없습니다
많은 것이 있고 많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당신이 없습니다
   
나의 아내여 
이제는 아프지 않습니다 편안합니다
조금은 잊어도 좋습니다
아무것도 흔들리지 않는 바람이 불면
눈이 밥처럼 펄펄펄 날리면
그때 잠시 꺼내 보아도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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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그냥 저냥 생활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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