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2/05/19
아마도 그 스치는 찰라의 순간 루시아님의 망설임과 그 학생의 교차되는 망설임 속에서 서로의 눈빛을 루시아님은 몰라도 그 학생은 느꼈을 것입니다 

저는 생긴 것이 핀 뽑은 수류탄도 건내면 받아줄 만한 얼굴이라 길을 걷다 보면 주머니 속에 전단지가 한 가득입니다 
이 사람은 받아주고 저 사람은 안 받아주면 안 받아준 사람이 실망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요 수많은 전단지를 차곡차곡 모아 전철역 쓰레기통에 받은 순서대로 차곡차곡 돌 돌 말아 버립니다 
 
그 학생은 루시아님을 기억할 겁니다 모두 외면하는 가운데 망설이던 루시아님을  이제는 받아준 루시아님에게 떨어지지 않는 입을 떼내며 고맙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 전단지는 그들의 알바비일 수도 있고 점심을 먹는 식권일 수도 있고 
작은 성취감일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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