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의밤 ㅣ Y를 위하여

악담
악담 · 악담은 덕담이다.
2024/12/15
 
누가 알았을까 ? 걸어서 한강 다리를 지나갈 줄이야. 21세기 피난 행렬을 보다 보면 비현실적이라기보다는 초현실적이란 느낌을 받았다. 강바람이 바짓가랑이 사이로 스며들고 사타구니를 지나 불알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 에잇, 더럽게 춥네 ! " 원래 계획은 광흥창 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여의도로 입성하는 것이었는데 버스조차 여의도를 무정차 통과하는 바람에 걸어서 한강 다리를 지나야 했다. 걸어서 걸어서 도착한 여의도 입성. 친구와 함께 위스키 담은 하늘보리를 홀짝홀짝 마시며 탄핵 소추 결과를 기다렸다. 물결의 60%는 여성이었고, 여성의 60%는 102030세대였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저 멀리서부터 기쁨의 함성소리가 파도처럼 밀려오길래 나도 모르게 두 팔 벌려 부처핸섬을 외쳤다. 그 함성은 오르가슴과 비슷했다. 느꼈, 다 ! 204표로 간신히 통과되었다는 사실은 나중에 알았다. 204표라. 놀라운 결과다. 내란수괴가 국가와 국민을 대상으로 무기를 든 군인을 앞세워 헌정 질서를 파괴했는데 국민의힘은 고작 12명만 탄핵에 찬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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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악담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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