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어린 학생들을 기억하며
2024/04/16
오늘은 4월 16일이다. 이 날은 나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35년 전 내가 아내와 결혼한 날이다. 그러므로 매해 이 날은 아내와 나에게는 결혼 기념일이라는 좋은 의미로 다가온다. 다른 하나는 정확히 10년 전 제주로 수학 여행을 가던 안산의 고등학생들이 탄 배 세월호가 목포 앞 바다에서 수장되는 대 참사가 일어났던 날이다. 바로 엊그제 일어났던 사건 같은데, 벌써 10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이 날은 나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에게 참으로 슬프고 비극적인 의미로 다가온다. 좋은 날과 나쁜 날이 한 날에 있으니 이 날을 좋아해야 할지 아니면 슬퍼해야 할지 나 자신도 당혹스럽다. 개인사를 생각하면 당연히 좋아해야겠지만, 그 경우 죽은 학생들과 유가족들을 생각하는 것이 민망스럽다. 그렇다고 1년에 한 번 뿐인 결혼 기념일을 세월호에 대한 슬픈 기억으로 우울하게 보낸다는 것도 민망하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이날은 논리적 모순이나 딜레마와 같이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내가 죽을 때까지 나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10년 전인 2014년 4월 16일, 나와 아내, 그리고 딸은 키우던 강아지를 데리고 휴가를 즐기기 위해 서해안 안면도로 가고 있었다. 출퇴근 상황의 고속도로를 피해서 아침 일찍 출발한 덕분에 9시 쯤에는 서해안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차안의 라디오에서 갑자가 속보가 들렸다. 제주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