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강한 회복 탄력성, 도시 지능(City Intelligence)
2023/05/25
이십년도 더 된 이야기다. 석사과정 교환학생 자격으로 미국 피츠버그에 있는 카네기멜론대학에서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전자상거래가 한창 붐이었고 대학원 수업에서도 <웹기반 비즈니스모델개발>이라는 과목이 인기가 높았다. 수업을 마친 어느 날 우연히 격론을 벌이고 있는 학생과 교수를 목격하게 되었다. 학생은 수업에서 발견한 교수의 이론에 의문을 제기하고 교수는 설명하기를 반복하며 삼십분 이상 대화를 이어갔다. 격의 없이 이어지는 이들의 대화를 들으며 한국식 수업방식에 익숙했던 나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수업뿐만 아니라 학회나 브라운백세미나 같은 데서 비슷한 상황을 자주 목격하면서 이것이 미국 지식사회 전반에 펼쳐진 보편적인 문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국이 강한 이유는 높은 군사력이나 경제적 지위가 아니라 스스럼없이 의견을 개진하고 자기 지식을 증명하며 공동체의 지식 경계를 넓히는 데 애쓰는 지식공유문화라는 걸 그때 알았다. 이런 지식문화가 한국의 교실에도 가능할까? 지식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한 선생이 많고 토론을 지적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풍토에서, 지식을 생성하고 공유하는 문화가 자리잡기는 쉽지 않다. 지식에 대한 이런 경직된 태도는 동북아 국가들이 공유하는 특징으로 보인다. 최근 시진핑 주석이 했던 말을 풍자한 코메디언에게 재산몰수와 징벌적 벌금을 구형한 중국처럼, 계급과 서열 문화가 뚜렷한 동북아 국가에서 지식을 생성하고 공유하는 환경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국가단위 뿐만 아니라 도시차원에서도 지식을 공유하는 환경은 중요하다. 도시의 경쟁력, 회복력, 그리고 지속가능성은 그 도시가 가지고 있는 ‘지식공유플랫폼’에 달려있다는 것이 최근 연구 결과다. <MIT Technology Review>의 AI 특파원인 멜리사 하이킬래(Melissa Heikkilä)는 스마트시티를 도시가 만들어 활용하는 정보통신기술 솔루션이 아니라, 그 도시 구성원의 재능,...
도시와 인간의 위치와 관점을 디자인하고 설명한다.
디지털 산업정책, 기업 성장설계, 새로운 사회혁신, 시민과 데이터 중심 스마트시티, 당사자주도 리빙랩 등을 추진한다. 지속가능한 도시와 공동체를 위한 이로운 비즈니스모델을 기획한다.
기술경영학으로 박사를 받았다. 제3섹터에서 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