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내가 받는 사랑이 진짜인지 아는 방법~

유태하
유태하 · 창작중
2024/03/06
‘착취당하며 살기 싫지만, 착취를 하면서 살고 싶지도 않다.’ 이렇게 한 문장이 주어지며 당신도 동의하느냐고 누가 질문을 던지면 사람들의 대답이 어떨까? 일반적으로 나도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면 이미지로 떠올렸을 때, 시소의 수평이 맞춰진 듯한 이 문장을 슬쩍 기울여 봐야겠다.

‘착취하지 않으면 착취당하는 삶이라면, 착취할 것인가?’ 

여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다.’ 고 대답할 것이다. 나는 안 봤지만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 인기를 얻었던 이유는, 잔혹한 게임의 승자가 말도 안되는 거금을 거머쥐어서가 아니라, 1등이 안 되면 죽어야 한다는 비참한 상황에서 억지로 마음 안의 선을 무너뜨려 착취를 행하고 만 사람들이 자아내는 드라마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감을 해서라고 이해한다.

그리고 난 착취할 것인가, 착취당할 것인가라는 우문에 ‘그러면 착취하게 되는거지 뭐.’ 라며 눈물과 공포를 나물 무치듯 선택에 버무리는 답을 우답이라고 평가한다. 그래서 상황을 극단적으로 몰고 가는 시나리오인 오징어 게임을 안 봤다. 나는 영화와 만화, 책 등 창작물이 주는 감동을 매우 좋아하지만 요즘에는 폭력의 잔인함과 복수의 쾌감을 당연시하는 작품이 많다고 여겨서 진저리가 나고 있는 참이었다. 

착취 및 폭력의 범위는 너무 넓다. 깡패나 권력자에게 직접적으로 수탈당하는 것만 피해라고 여기기 쉽지만, 주식이나 코인 같은 투자나 AI 기술발전도 성과를 위해 어마어마한 규모로 환경 및 인간 노동력을 착취하는 중이다. 윤리를 거론하는 모두가 패배자가 되다 보니 트렌드가 하나 더 있다면 일단 남보다 착한 행세를 하지 않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 모리 교수는 끈질기게 착한 사람이다. 모리 교수가 심리사회학 교수직을 선택한 이유는 남에게 호통치며 성과를 뽑아내야 하는 직업들을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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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이어질 수 있는 사람의 정서적 훈련과 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친족성폭력 트라우마 회복 에세이 <기록토끼>, 첫 글에 게시하는 중입니다. whitepoodlelov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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