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담, 『소녀는 따로 자란다』
작가의 낭독으로 책을 읽었다. 글을 직접 지은 사람의 목소리를 따라 글을 읽어본 경험은 처음이었다.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속도와 억양과 강세를 들을 수 있어서 생경하면서도, 내가 순간적으로 상상한 속도와 억양과 강세와는 달라 당황하기도 했다. 안담 작가도 언급한 부분이었다. 낭독이란 여러 가지의 상상은 제한하는 동시에 한 가지의 방식을 선명하게 전달하는, 위험한 일이라고. 동시에 그는 자문했다. 그렇다고 금기시해야 하는 일인가? 어쩌면 낭독은 작가가 ‘음란하고 불온하다’는 형용사를 붙인 이 작품과 가장 어울리는 감상법이 아니었을까.
이 작품은 짧으나 강렬했다. 음란하고 불온한 것만큼 타오르는 단어가 있나? 그리고 음란함과 불온함을 이리도 구체적으로 보여준 장면들이 있나? 이 작품에는 초등학생의 눈으로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