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찾던 새벽,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3/11/30
재난문자 알람음이 새벽을 울렸다. 비몽사몽으로 도착한 문자를 확인해 보니, "지진"이라는 단 두 글자가 단번에 눈에 들어온다. 땅이 흔들렸나? 아니면 흔들리는 중인건가? 채 잠이 깨지 못한 시야에 안경이라는 교정도구가 사라지니 상황판단력이 떨어진다.

강아지 어디 갔지.

옆에서 웅크리고 자고 있는 강아지를 품에 안은 채 그제서야 안경을 끼고 문자를 확인한다. 그 와중에도 머리를 가려야 하나, 라는 작은 고민이 스쳐 지나간다. 아. 경주에서 일어난거구나. 가슴을 쓸어내리며 다시 안경을 머리맡으로 던져 놓고 이불 속을 파고 들었다. 갑자기 깨어난 누나가 별안간 자기를 껴안더니, 그대로 다시 눕는 모습에 강아지는 갸웃거리며 얼굴로 달려든다. 아침이 되어 산책을 나갈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잔뜩 묻어난 어리광이다.

아냐- 누나 더 잘거야. 산책 지금 안 갈거야. 얼굴로 올라서는 강아지를 애써 품안으로 꾹꾹 눌러대며 놀란 가슴을 진정시킨다. 새벽의 단잠을 깨웠다는 사실 자체 보다도, 적어도 나는 큰 피해가 없다는 사실에 이기적인 안도감을 취하며 다시 잠속으로 빠져 들었다.

일어나자마자 부스스한 머리를 쓸어 넘기며 뉴스를 찾아본다. 경주에서 일어난 지진이라던데, 왜 제주도에 사는 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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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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