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13
말씀하신대로 한국 20대 남성은 통념과 달리 성관념이 전통적이진 않습니다.
반페미니즘 성향은 강하지만 가부장적인 마인드는 약한 게 20대 남성이거든요.
많은 성평등 관련 지표에서 청년 남성이 중장년 이상 남성보다 높게 나타나고, 청년 여성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청년 젠더갈등 논의에서 많이 드러난 결과입니다.
하다못해 전통적 젠더관을 지지한다면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같은 사안에 거세게 반발하는 운동이라도 벌어졌야아 합니다. 하지만 극성 반페미 남초커뮤들조차 그런 운동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 모든 주에 낙태를 전면 합법화하는 Roe vs Wade 건을 뒤집기 위해 보수세력들이 몇십년간 엄청난 공을 들였음을 생각해 보십시오.
실제로 영미권 남초커뮤들 가면 대놓고 '전통적 남성상/여성상'을 띄워주는 컨텐츠를 밈으로 만듭니다.
전통적 여성을 캐릭터로 형상화한 Trad Girl/TradWife 밈이 그 예이지요
이러한 태도는 진심일 수도 있고, 전통적 남성상/여성상의 원하는 부분만 체리피킹하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들이 현대적인 성관념과 반대되는 전통적인 성관념을 의식하고,
전통적인 성관념을 종종 긍정하거나 부러워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현대 한국 청년 남성에는 나타나지 않는 태도입니다.
한국 청년 남성들은 페미니즘을 거절하지만 과거의 가부장주의도 거절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맞벌이에 대한 거부감이나 "여자들은 집에서 애나 보고 집안일이나 해라"는 마인드도 없습니다.
반페미니즘 성향 강한 청년 남성에게 "페미니즘이 싫으면 80-90년대의 가장처럼 살래?" 질문을 던지면 절대다수는 식겁할 것입니다.
이는 한국의 반페미니즘이 타 국가와는 다를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단순한 추측만은 아닙니다.
한 예로, 이론적 분석과 미국 지역별 실...
반페미니즘 성향은 강하지만 가부장적인 마인드는 약한 게 20대 남성이거든요.
많은 성평등 관련 지표에서 청년 남성이 중장년 이상 남성보다 높게 나타나고, 청년 여성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청년 젠더갈등 논의에서 많이 드러난 결과입니다.
하다못해 전통적 젠더관을 지지한다면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같은 사안에 거세게 반발하는 운동이라도 벌어졌야아 합니다. 하지만 극성 반페미 남초커뮤들조차 그런 운동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 모든 주에 낙태를 전면 합법화하는 Roe vs Wade 건을 뒤집기 위해 보수세력들이 몇십년간 엄청난 공을 들였음을 생각해 보십시오.
실제로 영미권 남초커뮤들 가면 대놓고 '전통적 남성상/여성상'을 띄워주는 컨텐츠를 밈으로 만듭니다.
전통적 여성을 캐릭터로 형상화한 Trad Girl/TradWife 밈이 그 예이지요
이러한 태도는 진심일 수도 있고, 전통적 남성상/여성상의 원하는 부분만 체리피킹하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들이 현대적인 성관념과 반대되는 전통적인 성관념을 의식하고,
전통적인 성관념을 종종 긍정하거나 부러워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현대 한국 청년 남성에는 나타나지 않는 태도입니다.
한국 청년 남성들은 페미니즘을 거절하지만 과거의 가부장주의도 거절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맞벌이에 대한 거부감이나 "여자들은 집에서 애나 보고 집안일이나 해라"는 마인드도 없습니다.
반페미니즘 성향 강한 청년 남성에게 "페미니즘이 싫으면 80-90년대의 가장처럼 살래?" 질문을 던지면 절대다수는 식겁할 것입니다.
이는 한국의 반페미니즘이 타 국가와는 다를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단순한 추측만은 아닙니다.
한 예로, 이론적 분석과 미국 지역별 실...
중요한 주제와 관점을 거론하려는 박사과정생.
의견은 다를지라도 대화하면서 많은 걸 배우는 사람이라는 평판을 갖고 싶습니다. 이메일: ybk0423@gmail.com
@유영진 과찬 감사합니다.
개인적인 추론입니다만, 비혼 생활이 보편화되어 낙인이 줄어들고 비혼 관련 산업이 부흥한 것도 크다고 봅니다.
옛날에는 비혼 낙인이 크고, 결혼하지 않고서는 살기 매우 어렵다보니 어지간해서는 상대와 맞춰가면서 결혼 생활을 하는 게 유일한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비혼 낙인도 없고 비혼으로도 잘 살 수 있다보니, 힘들게 안 맞는 상대와 사느니 혼자 사는 게 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혼이든 출산이든 계산기 굴려가면서 하려는 마인드가 생겨났다고 봅니다. 그래야만 손해가 아니니까. 연애도 비슷하게 되었습니다.
서구권 애들이 계산기 굴려가면서 연애, 결혼, 출산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검증을 해봐야 알 듯요.
실증적인 데이터로 뒷받침되는 길고 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서구권 남성들과 한국 남성들을 비교하셨는데, 실제로 밈으로 보더라도 서구권에는 Gigachad 밈이나 Dr. Livesey 등의 남성성이 과장되게 강조되는 밈들이 여럿 있습니다. 이들이 부러워한다거나 그리워한다고까지 말하기는 좀 애매할 수 있지만 적어도 전통적 남성성을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본문에서 제가 지적했던 것은 국내의 20대 남성들이 통상의 전통적 남성성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그러한 이탈의 양상을 보면 이해관계의 문제가 굉장히 중시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20대 남성들은 이성과의 어울림에서 '어떻게든 기를 쓰고 손해 안 보려는 마인드' 가 하나의 시대정신이 되었을 정도로 공유되고 있는 듯합니다. 즉 언제부터 자기 자식을 내 돈 축내는 존재로 보게 된 건지, 언제부터 가장 노릇을 등골 빨리는 호구짓으로 보게 된 건지, 그런 발상들이 또 어떻게 호응을 받았던 건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런 질문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데요, 서구권 남성들도 이런 '계산기 두드리기' 가 유사하게 나타나는지, 아니라면 그것은 우리와 그들이 문화적으로 다르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들도 결국 그렇게 되는 건 시간 문제인 건지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유영진 과찬 감사합니다.
개인적인 추론입니다만, 비혼 생활이 보편화되어 낙인이 줄어들고 비혼 관련 산업이 부흥한 것도 크다고 봅니다.
옛날에는 비혼 낙인이 크고, 결혼하지 않고서는 살기 매우 어렵다보니 어지간해서는 상대와 맞춰가면서 결혼 생활을 하는 게 유일한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비혼 낙인도 없고 비혼으로도 잘 살 수 있다보니, 힘들게 안 맞는 상대와 사느니 혼자 사는 게 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혼이든 출산이든 계산기 굴려가면서 하려는 마인드가 생겨났다고 봅니다. 그래야만 손해가 아니니까. 연애도 비슷하게 되었습니다.
서구권 애들이 계산기 굴려가면서 연애, 결혼, 출산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검증을 해봐야 알 듯요.
실증적인 데이터로 뒷받침되는 길고 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서구권 남성들과 한국 남성들을 비교하셨는데, 실제로 밈으로 보더라도 서구권에는 Gigachad 밈이나 Dr. Livesey 등의 남성성이 과장되게 강조되는 밈들이 여럿 있습니다. 이들이 부러워한다거나 그리워한다고까지 말하기는 좀 애매할 수 있지만 적어도 전통적 남성성을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본문에서 제가 지적했던 것은 국내의 20대 남성들이 통상의 전통적 남성성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그러한 이탈의 양상을 보면 이해관계의 문제가 굉장히 중시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20대 남성들은 이성과의 어울림에서 '어떻게든 기를 쓰고 손해 안 보려는 마인드' 가 하나의 시대정신이 되었을 정도로 공유되고 있는 듯합니다. 즉 언제부터 자기 자식을 내 돈 축내는 존재로 보게 된 건지, 언제부터 가장 노릇을 등골 빨리는 호구짓으로 보게 된 건지, 그런 발상들이 또 어떻게 호응을 받았던 건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런 질문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데요, 서구권 남성들도 이런 '계산기 두드리기' 가 유사하게 나타나는지, 아니라면 그것은 우리와 그들이 문화적으로 다르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들도 결국 그렇게 되는 건 시간 문제인 건지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