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
이완 인증된 계정 · 각자도생에서 사회연대로
2023/09/23
노타투존은 엄연히 편견입니다. 그걸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과거에는 문신으로 조직폭력배를 찾을 가능성이 높았다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문신이 폭력성의 직접 증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저 취미일 가능성, 예술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편견을 없애려는 시도는 가혹합니다. 

풀숲이 바스락거릴 때, 우리 조상은 겁 없이 접근하기 보다 맹수가 있을 가능성을 떠올리고 도망쳤습니다. 그덕에 지금의 우리가 있습니다. 이런 원시적인 선제 조치는 현대 사회에도 꼭 필요합니다. 세상에는 범죄자가 가득합니다. 모든 사람이 믿을 만한지 알 수 없으니, 우리는 다소 부정확하더라도 범죄자의 두드러지는 특성을 기억했다가 이를 근거로 상대방의 정체를 예측해야 합니다. 이런 단서와 예측이 축적된 데이터베이스가 곧 편견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편견을 없앤다는 말은 위험을 피하기 위한 선제 조치를 금지하겠다는 의미가 됩니다. 모든 편견을 거부한다면, 밤길에 내 뒤로 건장한 남자가 접근해도 긴장하면 안 되고, 잘 모르는 동네에서 팔에 문신하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나를 불러도 도망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행동도 충분한 증거가 아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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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자기계발론과 자유방임주의에 맞섭니다. 법치국가와 사회연대를 결합하려는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입니다. 더칼럼니스트 창간 1주년 기념 칼럼 공모전 당선 얼룩소 에어북 공모 1회차 선정 '함께 자유로운 나라' 출간 얼룩소 에어북 공모 6회차 선정 '좌업좌득'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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