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 거장을 만나다 2

승은 · 탱고를 추고 글을 씁니다.
2023/03/10
드디어 탱고 수업을 위해 뮌헨으로 출발하는 날이 왔다. 식구들의 배웅을 받으며. 한국에서 탱고를 배우는 선생님께 통화로 간단히 안부를 전하고 비행기에 탔다. 나의 심정상 탱고슈즈는 짐칸으로 넣을 수가 없어서  고이고이 꼭 끌어 안고 비행기에 탔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비행기에서 내내 눈물이 났다. 설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무엇이 나를 이렇게 행동하도록 만들었을까. 뮌헨에서의 힘들던 시간 때문에 다시는 가고싶지 않은 곳이었는데.


다행히 뮌헨에서는 지인들이 몇 있어서 어렵지 않게 숙소를 구할 수 있었다. 탱고수업과 워크샵 일정에 맞게 숙소를 몇 군데 구했다. 그리고 수업을 들으러 가는 첫날. 중간에 지하철이 공사때문에 버스 노선변경이 있어서 가는 길에 고생을 하긴 했지만 우버를 이용해서 어쨌든 늦지 않게 로베르토와 아니의 스튜디오에 도착할 수 있었다. 뮌헨 남쪽에 위치한 그들의 스튜디오는 매우 한적하고 깨끗했다. 처음 로베르토와 인사를 하자마자 바로 네 곡을 췄다. 탱고 두 곡. 발스 한 곡. (4분의 3박자 탱고) 그리고 밀롱가 한 곡. (2분의 2박자 탱고). 놀라운 건 로베르토 에라라와 네 곡을 추는 동안 단 한번도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직 내가 누구와 춰도 편안하게 맞출 만큼의 실력이 안되기 때문에  탱고를 출 때 늘 긴장을 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로베르토와의 첫 탱고는 놀랍게도 탱고를 춰 가면서 점점 내 긴장이 풀어지고 편안하게 느껴졌다. 약 2년간 탱고...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16
팔로워 18
팔로잉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