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단상(斷想) - 검정색 튤립, 사랑, 삶
2023/05/08
내가 살고 있는 뮌헨은 알프스 산자락이라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다. 사계절은 뚜렷한 편이지만 한국보다 겨울은 따뜻하고 여름은 시원하다. 비는 우리나라처럼 여름철에 집중호우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 1년 내내 너무나 자주 내린다. 그만큼 흐린 날도 많다. 따라서 자칫 잘못하면 겨울철에는 우울하기 십상이다.
그래서일까? 이곳 사람들은 햇빛을 좋아한다. 우리는 햇빛을 피해 다니지만 이들은 햇빛을 좇아간다. 햇빛이 조금만 보여도 식당 바깥에서 햇빛을 쐬면서 식사한다. 마치 식물이 광합성을 하듯 햇볕을 쬐면서 비타민 D를 흡수한다. 잘 알려진 것처럼 비타민 D가 부족하면 만성피로, 우울증, 골다공증이 따라온다.
따라서 일조량이 낮은 독일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터득한 삶의 지혜는, 어떻게 하든지 자외선을 충분히 쐬는 것이다. 그래서 햇빛이 눈부신 나라로 여름휴가를 떠나곤 한다. 아니면 웃통이라도 벗고 햇볕을 쬔다. 그도 아니면 식당이나 카페의 바깥을 차지해야 한다. 물론 자주 산책을 나가는 것도 아주 효과적이다. 산책을 나가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옷차림이 눈에 띈다. 보통의 일상생활에서는 ‘바쁨’이라는 놈이 늘 따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