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선언: 꼰대 소리, 개저씨 소리를 당당히 듣자

권재원(부정변증법)
권재원(부정변증법) · 교사로선 셀럽, 작가로선 워너비
2024/06/05
우리나라는 자기검열의 압력이 굉장히 강한 나라다. 어떤 면에서는 일본 보다도 더 지독한 면이 있다. 겉으로는 집단적 압력이 없는 척, 자유로운 척 분위기를 잡고 사실은 은근한 대중의 압력이 스며들어오니 더 무섭다.
요즘 중년층 이상 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꼰대로 보이지 않을까?" 이런 종류의 글들이 공유되는 모양이다. 개저씨라는 말도 널리 횡횡한다. 젊은 세대보다 오히려 중년층에서 더 많이 쓰는 느낌이다. "저것들은 개저씨라도 적어도 나는 아니야." 이런 느낌으로 쓰는 것 같다. 
그런데 신기하다. 상식적으로 보면 "꼰대에게 당하지 않는 법" "어떻게 하면 꼰대의 횡포에서 나를 지킬까?" "개저씨 회피하기 기술" 이런 종류의 글이 젊은 세대에게 널리, 그것도 중년층에게 들키지 않게 일종의 하위문화로 공유되어야 할 것 같은데, 한국 사회에서는 오히려 중년층이 꼰대로 보일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어쩌면 한국 사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덜 권위주의적일지도 모른다. 혹은 리버스 권위주의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꼰대로 보이지 않는 방법이라고 공유되는 내용들도 영 마뜩지 않다. 한 마디로 젊은이가 먼저 도와달라거나 물어보기 전에는 그냥 입 닥치고 있으란 말, 그냥 내버려 두라는 말들이기 때문이다. 이해하는 척도 하지 말고, 뭔가 따라 하려 하지도 말고 등등. 
"한 마디로 젊은이를 그냥 냅둬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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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 교직경력을 마무리 하고 명퇴한 뒤 독립출판을 꿈꾸고 있습니다. 청소년 인문사회 교양서를 많이 집필했지만, 원래 꿈은 소설가였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문제, 클래식과 록 음악에 관심이 많고, 170여개 산을 오른 40년 경력 하이커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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