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데믹의 복기가 끝나야 엔데믹이 시작된다

김형찬
2023/05/19
얼마 전 정부는 공식적으로 ‘코로나 엔데믹’을 선언했다. 확진자의 격리도 의무에서 권고로 바뀌고, 6월이 되면 한의원 안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엔데믹을 선언해도, 확진자는 발생하고 바이러스는 제 살 궁리를 할테니, 엔데믹 선언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우리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는 우리의 결심인 셈이다. 
   
지난봄부터 조금씩 신경이 쓰이던 부분인데, 최근 진료하는 환자들을 보면, 이전과 뭔가 감기의 양상이 바뀐 것 같다. 약을 써도 잘 낫지 않고, 오래 가고, 코로나와 비슷한데 검사하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를 자주 경험하다 보니 여러 생각이 든다.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전체 바이러스 세계의 변화가 일어난 걸까? 대대적인 백신 접종과 감염을 거치면서 우리 내부의 생태계가 변화한 걸까? 오랜 기간 마스크를 착용하고 활동이 줄어들면서 면역의 맷집이 떨어진 걸까? 기후변화가 영향을 주는 것일까? 아니면 이 모든 것들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다양한 변수를 만들고 있는 걸까? 지금의 경험이 10년 혹은 20년 후에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등등. 생각이 병인 내게 스위치가 켜지자 생각과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이어진다. 
   
아마도 이런 의문을 풀어줄 정보는 전 인류적인 데이터를 수집한 백신회사에게 가장 많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영리목적의 기업에게 인류애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이 분야의 전문가 들이 코로나 이후의 바이러스 생태계와 인간면역의 변화란 문제를 연구해서 풀어줬으면 좋겠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 동안 개인적으로 가장 고민했던 것은 백신에 관한 것이었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예방접종을 하게 된 딸아이를 보면서도 생각이 많았다. 코로나 이후 그 수가 늘어난 것인지, 아니면 관심이 커진 것인지는 몰라도, 각종 백신에 대한 광고가 눈에 더 띈다. 버스에는 50대 이후 사람들을 대상포진의 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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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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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환자를 돌보면서 뜻하지 않게 오래 살게 된 현대인의 건강에 대해 고민합니다. 건강의 핵심은 일상생활에 있고, 그 중심에 몸과 정신의 움직임 그리고 음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활한의학이란 주제로 지속 가능한 건강과 세상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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