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과 한국의 밥상 (2)-에드바르트 베르거, <서부 전선 이상 없다>
2023/09/17
이 전체의 그림을 생각해보면, 지구상의 생물이란 ‘완비한 자’와는 극한의 대비를 이루는 존재임이 분명하다. 살아있는 것에게 완비는 늘 순간의 경험이고, 곧이어 완비했다는 느낌이 빠져나간 자리에 결여가 찾아든다. 살아있다는 것, 산다는 것은 곧 결여 상태로 쉽게 되돌아간다는 것이다. 이것이 뜻하는 건 지극히 단순하고 냉혹한 진리인데, 생물이란 취약한 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취약성이 생물의 한 가지 면모라는 말이 아니라 취약성이야말로 생물의 결정적인 속성이라는 말이다. 물론 인간도 예외일 리 없어서 “인간이라는 것은 곧 취약하다는 것”과 다른 것이 아니다. 유령해파리든 호랑나비든 눈잣나무든 인간이든, 산 것은 누구나 제 결여를 벗어나려 애쓰는 가여운 자들인 것을.
생물의 본질 자체라 할 만한 그 결여, 생물의 신체에서 빠져나간 것처럼 보이다가도 금세 제 자리로 돌아와 있는 그 결여는 살아달라는 요청일까, 죽이겠다는 겁박일까?
이 결여는 대개는 ‘배고픔’이라는 형식으로 자신을 제 숙주에게 드러낸다. 하지만 음식물의 부족이 아니라 과잉이 문제가 되는 곳에서 사는 우리에게 이런 말은 도무...
지구철학. 탈성장 생태전환. 포스트휴먼 문학 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행동사전>(공저)
<불타는 지구를 그림이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걸으면 해결된다>(공저)
<숲의 즐거움>
<동물 미술관>
<철학이 있는 도시>
<낱말의 우주> 등
@하견 예 좋은 작품입니다. 여러 번 보게 되지요.
역사에서 소외된 자들의 기록과 감정에 관심이 많이 가는 편이라 원작 소설을 감명깊게 읽었는데, neflix 에서 한번 봐야겠네요 ㅎ
역사에서 소외된 자들의 기록과 감정에 관심이 많이 가는 편이라 원작 소설을 감명깊게 읽었는데, neflix 에서 한번 봐야겠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