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갈 시기가 다가온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너무 좁아서 빨래 건조대를 펴면 움직임이 힘들고 무엇보다 겨울에 곰팡이가 심해서 스트레스가 심하다. 얼른 이사를 가고 싶은데 서울에서 집구하는 건 항상 어렵다. 기본적으로 가격이 비싸고 싼 방은 너무 퀄리티가 떨어지고, 회사 근처는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비싸고. 
친구 중 누구는 아직 본가에 살고 누구는 아파트 청약에 당첨이 됐고 누구는 행복주택에 살고 누구는 월세를 내며 산다. 이번에 이사 갈 집을 구하려고 서울의 집값이나 전월세 가격을 볼 때마다 절로 한숨이 나오곤 한다. 그러다가 내가 살고 있는, 앞으로 살아갈 이 작은 원룸이 나의 가치를 정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면 한없이 기분이 가라앉곤 한다. 
지금 이 곳이 평생 내가 살 집이 아니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