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상관 양말
1. ‘수미상관 양말’은 하루 중 몇 초의 행복을 보장한다.
2. 양말이 상의와 수미상관을 이룰 때를 이르는 말이다.
3. 어제는 줄무늬 목폴라와 줄무늬 양말을 신었다.
4. 물론 바지와 신발에 가려 아무도 내 양말을 못 본다.
5. 하지만 신발 끈을 묶을 때나 떨어진 연필을 주울 때면 생각한다.
6. ‘아무도 못 보겠지만 내 양말은 상의와 상관관계라구.’
7. 나만 아는 행복 버튼을 누르는 기분이다.
8. 또는 마치 아무도 몰래 사내 연애하는 커플을 보게 된 기분이랄까.
9. 이 기분은 더 특이한 색깔로 맞출 때 고조된다.
10. 이를테면 빨간 티에 빨간 양말이라던가.
11. 아무튼 녹록찮은 인생에 ‘수미상관 양말’ 같은 요소가 하나씩 있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12. 특정 각도에서 맡아...
발을 볼수있는 여유~
부러워요.
발을 볼수있는 여유~
부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