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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ebeing · 마음가는대로 무엇이든, Fiction
2023/09/26
"잘 아시듯 공부는 몸으로 하고 운동은 마음으로 하는 겁니다. 그러니 여기 오실 때는 운동을 하러 온다고 생각지 마시고 마음을 다듬고 정리하러 온다고 생각하세요. 운동을 먼저 생각하면 근육, 관절의 통증과 힘든 호흡이 먼저 떠올라 그리 좋지 않아요. 물론 오래 하면서 항상성이 확보되면 그걸 쾌감으로 느끼고 즐기지만, 한동안은 그냥 편히 마음 가다듬으러 온다고 생각하세요. 설렁설렁 한 바퀴 산책하러 간다... 뭐 그런 기분으로 말입니다."
   
"저 기구들을 그저 쇳덩이가 아닌, 내게 중력을 가르쳐주는 파트너라고 생각하세요. 내가 원하고 가능한 만큼 언제든 맞춰주는 말 없는 파트너라고 말이죠. 그럼 혼자 운동한다는 느낌에서 점점 벗어나실 수 있어요. 이 운동을 오래 못하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혼자 한다는 지루함이 가장 큽니다. 중력을 파트너로 하는 운동인데 그 본질을 깨닫기도 힘들뿐더러 깨달아도 그걸 유지하기가 쉽지는 않죠. 보이지를 않으니까요. 그러니 모든 기구들을 파트너로 바라보면 자연히 그 지루함은 시간이 갈수록 편안한 고요함으로 바뀔 겁니다. 왜 말없이 편안하게 해주는 그런 친구나 애인이 제일 좋고 오래 가잖아요?"
   
"어떤 운동을 선택하든 거기엔 다 나름의 장단점과 그에 따른 개인적 적합성이 있어요. 그래서 본질적으로 종목 간의 우열이란 없습니다. 종목이란 마치 직업 같아서 어떤 분야든 제대로 해간다면 어느 지점부터는 그 근본원리가 같다는 걸 깨닫게 되고 또 그런 사람들끼리는 쉽게 통하죠. 제 지인 중에 비행기 엔진정비의 장인과 도자기 장인이 있는데 둘이 가장 친해요. 그러니 일단 어떤 종목이든 시작을 했으면 그걸 하지 못하거나 해서는 안 될 명백한 이유가 생기기 전에는 느리더라도 꾸준히 해보세요. 여러 번의 고비가 있겠지만 그럴 때마다 운동이 아니라 마음을 가다듬는다고 생각하시면 한결 편하실 겁니다. 그리고 사실 이 운동의 정점도 몸의 움직임을 통해 명징한 정신과 안정된 호흡을 얻는 것이니 다르다고 할 수도 없죠. 어찌 보면 근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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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게시된 이야기는 허구이며 픽션입니다. 혹시 만에 하나 현실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이는 절대적으로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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