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거리 30cm, 부부 사이 문제 없습니다

백세준
백세준 · 사회복지 연구활동가
2024/02/27
"둘이 사이 안 좋아?"

우리집에 오는 이들이 침실을 보고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보통 생각하는 부부의 침실은 큰 사이즈의 침대 하나가 놓여 있고 함께 덮는 이불이 깔려 있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싱글 침대 두 개를 들여놓고 각자 따로 잔다.

20대부터 연애를 해와서 그런지 우리는 서로를 잘 이해하고 존중하고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같은 침대에서 한 이불을 덮어보니 수면과 같은 무의식의 영역은 오랜 시간을 함께 했어도 어쩌지 못하는 부분이었다.

요새 많은 부부가 각방을 쓴다는데 우리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서 타협점을 찾은 것이 '각침(각자 침대)'이었다. 잠을 자는 것은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활동이기 때문에 아주 편안한 상태로 깊게 자고 싶은 욕망이 서로에게 있었다.

그러나 부부라면 응당 한 이불을 덮고 자야 한다는 어떤 고정관념이 있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따로 자거나 서로 사생활을 존중하는 형태로 나아갈수록 주변에서는 모두 부정적인 어감으로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최근 집을 옮기며 가장 우선순위로 둔 것이 바로 '침대를 두 개 구입하기'였을 정도로 우리는 '각침' 생활을 위한 마음을 다지고 구체적인 실행으로 옮겼다.

우리가 '각침'을 쓰는 세 가지 이유
SBS <좋은아침> 갈무리

"나는 더워!"
"난 추워!"

우리가 '각침'을 쓰는 이유는 지면이 허락하면 보고서 분량으로 쓸 수 있겠으나 그 한계로 세 가지만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첫째로 서로 느끼는 온도가 너무도 다르다. 나는 이불을 걷어차고, 와이프는 내가 걷어찬 이불을 몸에 감싼다. 나는 전기장판을 끄고, 와이프는 온도를 올린다. 마치 폭염경보가 내린 한여름에 지하철 안과 같은 풍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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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학 박사과정. 이전에 축구를 하다 그만두었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아들이 좀 더 나은 세상에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복지정책을 공부하고 연구합니다. 논문, 연구보고서 등을 작성하고 발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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