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에게 들려주는 '정치란 무엇인가'

박효영
박효영 인증된 계정 · 언론인이자 글쓰는 사람입니다
2023/06/08
딱 9년 전(2014년) 학부 시절 여고에 가서 대학 전공 소개를 할 기회가 있었다. 나는 정치외교학과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실제 고3 때 나름 진지하게 전공 선택(가수가 되기 위해 실용음악과에 갈지 신문방송학과나 정외과 등 사회과학 계열로 갈지)을 사색해본 경험을 살려 조언을 해주고 싶었다. 막상 가보니 정외과에 진학하려면 수능과 내신 그리고 수시 대비를 위해 뭘 하면 되는지 등등 그런 걸 알려줘야 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국문학과, 물리학과, 간호학과 등을 선택하지 않고 정외과를 고른 고등학생들에게 나는 무슨 이야기를 해주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정치와 정치학,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이 입학하면 좋을지와 같은 것들을 들려줬다. 그 당시 기억을 되살려서 적어본다. 말미에는 입시 공부를 해야 하는 현실과, 꿈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의 균형을 추구해야 한다는 나만의 ‘적성찾아주기 운동’ 신념을 들려주며 마무리했다.

1. ‘정치외교학과’는 정치학과였다
정치외교학과는 원래 서구에서 'Department of politics'로 불린다. '외교'는 정치학의 하위 개념이다. 그래서 지금 이 시간에는 정치와 정치학이 무엇인지 알기 쉽게 이야기한다.

2. ‘정치’란 무엇인가?
사적인 결정과 공적인 결정이 있다. 내가 내 옷을 사고 아이스크림을 사먹는 건 사적인 결정이다. 나 혼자 그냥 사서 입고 사서 먹으면 되고 타인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30명인 한 학급에서 에어컨을 새로 들이는 문제는 나만의 사적인 문제가 아니다. 30명 모두에게 해당되는 일이다. 누구는 LG 제품, 누구는 삼성 제품을 사고 싶어한다. 이렇게 각자 생각이 다르겠지만 그 의견들을 수렴해서 하나의 결정을 해가는 과정이 '공적인 의사결정' 과정이다. 이것이 '정치'라고 할 수 있다. 정치는 이렇게 국회의사당이나 청와대만이 아니라 가족, 소규모 동아리 등 각종 공통의 결정을 해야하는 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규모가 크든 작든 커뮤니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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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06년 고등학교 1학년 때 입시위주교육에 문제의식을 갖게 되면서 언론인의 꿈을 키웠고 2017년부터 고향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가 직업 기자로 4년간 활동했습니다. 주로 국회를 출입하는 정치부 기자로 지냈고 2021년 3월부터 다시 광주로 내려와서 독립 언론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야구와 축구를 정말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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