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17
써주신 대로 “내가 니 애비다”라는 말이 먹히려면 아빠는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데 엄마도 노력합니다. 살림과 돌봄이 모든 여성의 적성에 맞는 것은 아니거든요. 모성애는 타고나는 것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모성애가 크지 않은 여성의 입장에 있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굉장한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탯줄로 연결되어 있었고 살을 찢고 피를 흘려 낳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아버지와는 다른 레벨이다라고 말하면서 정당화하면 없는 모성애를 쥐어짜 만들어낸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이 있어요. 엄마나 아빠나 모두 실선보다는 점선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는 부모의 유전자를 물려받았지만 부모와 신체적으로 분리된 온전히 다른 개체니까요.
아버지와의 노력을 위해 스킨십을 이야기하셨고 그저 돕는 수준이 아닌 적극적인 아빠와 남편이 되기 위해 애쓰고 싶다는 표현을 하셨지만 역할 분담을 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여성의 일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 구조적 상황을 개선하려는 의지는 글에서 읽을 수 없었습니다.
0세의 아기를 키우는 가정에서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의식주와 놀이, 애착형성 과정, 발달사항 등 형이하학적이고 인간의 근본 욕구에 관련한 부분이 큽니다. 일일신이라 부를 정도로 아기들의 신체적, 정신적 발달이 빠른 시기이기도 하고 그만큼 보호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님의 글에서는 그런 부분이 전혀 읽히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육아를 돕는 사람의 입장’에서 전하는 말에 가깝지 육아를 실천하는 이야기가 보이지 않아서 그렇게 이해했을 뿐입니다.
엄마를 실선으로, 아빠를 점선으로 인지하는 부분의 한계는 글의 후반부로 갈수록 드러납니다. 기저귀나 젖병의 위치를 매번 아내에게 물어야 한다는 부분에서 ‘아 이 집은 엄마가 외출을 거의 하지 않는구나’라는 것을 느꼈어요. 아버지가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외벌이 가정이나 아버지가 일반적인 회사를 다니는 경우라면 다들 비슷비슷합니...
@이진 제가 이해력이 떨어질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것이 제 이해력의 낮은 수준때문인지 원글 작성자의 모호한 표현들 때문인지 이진 님의 상황파악의 수준 때문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런 언급을 하셨는지 의문입니다. 원글 작성자가 나중에 (지금은 지워진) 댓글에서 말씀하시길 제가 지적한 부분들은 디테일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어서 생략했다고 추가설명을 해서 그렇게 이해하고 넘어갔습니다. 읽는 사람들을 고려해 일일이 이해하라고 디테일을 살리진 않는다고 답변하셨으니 참고해주세요.
어느 부분에서 무근거 추정과 의미없는 다툼이라는 생각이 드셨는지 구체적으로 적어주셨다면 저도 좀 더 예의바를 수 있었을 것 같아요. 밑도 끝도 없이 ‘니가 이해력도 낮은 듯 하고 무례해’라고 말씀하셔서 선뜻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이글이 원글 작성자 분의 댓글에 대한 두 번째 글이라는 점은 알고 계시길 바랍니다. 첫 글의 시작은 관점에 대한 의문제기였습니다. 조언하는 마음에 대한 추가 설명은 의문제기에 화를 내셔서 추가로 원글의 해제 과정을 적은 것입니다. 원글 작성자 분이 중간에 댓글을 지우셔서 다 보진 못하시겠지만 원하시면 원글작성자 동의가 있을 경우 캡쳐를 보내드릴게요. 너무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크게 보려고 캡쳐했거든요. 아직 삭제한 휴지통에 남아있습니다. 그 댓글 내용에 따라 번호를 붙여 제가 답변한 것이 아래 댓글에 있으니 그걸 참고하셔도 좋고요.
조롱과 비아냥이 있었지만 그저 그만큼 기분이 나빴나보다 하고 넘어가고 그걸 걸고 넘어지진 않았습니다. 상황을 다 보신 것이 아니라면 좀 더 배려하는 댓글 쓰기를 하시면 좋겠어요. 조언은 구체적인 설명 과정에서 등장한 표현인데 그걸 중간에 걸고 넘어지시는 것이야말로 의미없는 딴지로 보입니다. 온라인 상에서 대화할 때 추정의 근거는 작성한 글입니다. 무추정이면 아예 쓸 수도 없어요. 또한 추정은 사실과 같은 말이 아닙니다.
아래는 제가 처음에 작성한 글의 마지막 단락입니다. 댓글을 남기시기 전에 보긴 하셨나요?
“스티븐 핑커가 쓴 두 권의 책처럼 적어주신 예시의 답은 모두 둘 이상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참고할 육아서로 어떤 편향의 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론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네요. 아이의 지능 발달과 정서 발달을 위해 부모가 하는 많은 일들은 의미가 있겠지만 무의미할 수도 있겠고 우리의 육아 문화는 지속가능하고 건전하다 말할 수 있겠지만 어떤 면에서는 불안정하고 비틀린 상태라 말할 수 있겠죠. 나는 내 아이에게 어떤 인간이 되길 바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보기에 나는 어떤 인간이 되어야 하는지도 중요하겠고요. 질문 하나에 숨어있는 무수한 관점을 어떻게 풀어나가실지 기대가 됩니다. 육아에 관한 좋은 철학을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고민을 하고 열심히 해결책을 찾고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조언입니다. 다른 이의 의견이 필요없다면 비공개로 쓰셨겠죠. ’고민‘은 원글에 나와있는 표현이고요.
@엑사기움 써주신 부분은 감사하지만 아까 쓰셨던 댓글을 우연히 본 것만으로도 충분히 피곤하고 @이진 님처럼 맥락대신 단어나 특정 문장으로 잘라 보시는 분이 등장해서 더 이상의 진행은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삭제하신 댓글에서 볼 내용과 감정은 다 봤다고 생각해서 따로 읽진 않겠습니다.
더 넓은 소통과 더 다양한 관점에서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제언이 분노를 일으킬 줄은 몰랐네요. 댓글과 이어쓰기처럼요, 해봐야만 보이고 알게 되는 부분이 육아에도 존재한다는 것을 이야기한 점이 불편하게 여겨진 지점을 전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 살림에 손을 뗐다고 단정지은 것도 아니고 지금보다 조금 더 해보려 노력할 때의 장점에 대한 이야기가 님의 어느 부분을 건드린 것인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원글에서 포용력 있게 표현하고 스스로의 한계에 대한 인정이 많아서 정말 그러실 줄 알았는데 아니라는 점이 아쉽습니다.
글값논쟁도 모르고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아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이어쓰기를 한 것에도 화를 내게 할 정도로 돈이 대단하긴 한가봅니다. 기분 나쁘고 자존심 상했다고 다른 소셜미디어 상에서 공개 뒷담화를 하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예의 정도는 지킵시다.
@홈은
답글 남겨드렸습니다.
https://alook.so/posts/92t33Rx
1.
댓글이 아닌 답글로 쓰는 이유는 가독성이 떨어지니까요? 얼룩소에 글을 쓰는 모든 사람들이 글을 다 돈으로 보고 쓰는 것은 아닙니다. 그 부분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좋겠어요. 쓰신 글은 단락구분이 없고 다 붙어있어서 솔직히 보기 되게 힘들어서 확대해서 읽었습니다. 읽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가독성을 고려해 새로운 글로 쓴 제 노력이 무례하게 보였다니 안타깝네요. 다른 분들 글을 읽고 이어쓰기를 하신 적이 있다면 아실거예요. 굉장한 집중과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무례하다고 생각하시는 점도 전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2.
기획이 나쁘다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고 응원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제 문제가 아닙니다. 기획도 좋지만 일찍 퇴근이 가능하신 분이니 가정일도 함께 고민하면 좋겠다는 말이 기획을 폄하하는 표현으로 들렸다면 제 표현력이 부족하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의도는 제가 쓴 단어와 문장 그대로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밝힙니다. 육아를 너무 점잖게 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도 질문 그대로 해석하시면 됩니다.
3.
얼룩소가 글값 어쩌고 하는 개념으로 바꾼지는 얼마 되지 않아서 적응력이 부족한 저는 아직 공론장의 성격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건 제 적응 속도의 문제니 제 일이겠고요. 다만 제가 글을 댓글이 아닌 이어쓰기로 써서 화가 나셨다는 점은 써주신 부분을 통해 알겠습니다. [1]에서 언급했지만 이건 댓글과 이어쓰기를 한 번 써보시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정말 댓글은 너무 힘들어요. -_-;; 하지만 이어쓰기를 불쾌하게 생각하셔서 이번에는 댓글로 쓸게요.
4.
전 현재진행형 육아에 관한 글을 주로 쓰고 있기 때문에 글에 아이들의 학사일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미래에 관한 고민은 크지도 않고 할 생각도 별로 없어요. 그때까지 살아있을지도 솔직히 모르겠고요. 지 팔은 지가 흔드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크게 신경 안씁니다. 지금이 더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실천'이라는 말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대학을 간 것도 아닌데 이런 글 쓸 시간에 지금은 아이하고 조금 더 시간을 보내라' 라고 지적한다면 그 누군가는 분명 제 글을 안 읽고 지적을 했겠죠. 아마 엑사기움 님이 이 댓글을 다시기 전에 제 화면에 오셔서 제가 쓴 글들을 읽어보셨다면, 아니 하다못해 추천한 다른 분들의 글과 제 글을 읽어보셨다면 이런 내용의 예시는 못 다셨을 것 같아요.
5.
만약 제 글을 읽고도 아이하고 시간을 조금 더 보내라고 한다면 '좋은 생각이네요. 이따 놀러갈게요.' 라고 대답하겠죠 뭐. 아이하고 시간을 더 보내라는 충고는 늘 고마운 충고니까요. 하지만 제가 실제로는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고 글로만 시간을 보낸다고 하는 사람이면 화를 낼 것 같기도 하네요.
6.
조언을 친절하게 받아들일지 재수없다고 받아들일지는 받아들이는 사람의 몫이라고 봅니다.
7.
수많은 디테일을 넣지 않으면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는데요. 안 그러신가요. 100명의 사람이 글을 보면 100개의 관점이 생기지 않습니까? 디테일을 생략했다면, 생략했다고 말씀하시면 알아들었을 것 같아요. 지금도 그런가보다 하고 알아들었거든요.
8.
앞에서도 말했지만 공부를 응원한다고 했어요. 함께 교육에 대해 이야기 나누면 좋겠다고도 했고요. 문자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못하시는 것은 제가 어쩔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9.
민주주의 시민 교육이란 단어가 들어가 있었다면 저도 그렇게 이해했을 것 같아요.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많이들 생각하는 고민이잖아요. 경쟁사회에서도 연대하며 살아가는 법, 민주시민으로 바르게 자라는 법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10.
극성맞은 아빠들을 예전보다 많이 만난다는 것이 엑사기움 님을 극성이라고 표현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 우려를 했다고 솔직하게 밝힌 것도 오해를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기분 나쁘셨다면 사과할게요.
11.
전 듀이를 모릅니다. 하지만 좋게 말하면 '듀이가 궁금하면 보라'이고 기분이 나쁜 사람이 썼다는 전제 하에 살펴보면 '닥치고 가서 듀이나 찾아보라'고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기분나빠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공부를 덜 해서 무식한 게 엑사기움 님 잘못은 아니니까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사람은 무식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정말로 괜찮습니다.
12.
아이를 먼저 키웠다는 것이 유세가 될 수 없고 시대마다 육아 철학이라는 것이 계속 달라지기 때문에, 그리고 가정마다 주어진 여견이 달라서 '이건 이렇다'라고 말할 수 없는 부분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대한 꼼꼼히 주어진 문장을 바탕으로 생각했고 고민했고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그게 엑사기움 님에게 와닿지 않았다니 아쉽네요.
13.
두 분이 알아서 할 이야기면 쓰신 글은 도대체 무엇을 위한 글입니까? 돈을 위한 글인가요? 아니면 시혜적 관점에서 누군가를 가르치려드는 글인가요. 개인적인 정리를 공개적인 공간에서 하는 것은 공개적인 참여를 허용한 것이 아니었나요?
14.
뭐 그런 의문들이 듭니다만. 이제 아이들이 집에 돌아올 시간이라 생각 교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양식에 관계없이 글을 남겨주셔도 좋고 남겨주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이건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니까요. 그럼 좋은 하루 보내세요!
15. 너무 좋은 만화책들이라 이제는 아이들도 함께 보고 있거든요. 게으른 성격에 노력해서 두 권이나 추천했는데 ... 좀 슬프네요. 왜 쉽고 보기 편한 만화책을 추천했냐면 그 시기의 부모가 가질 수밖에 없는 고단함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편하고 쉽게 보는 것이 에너지 소모를 줄여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