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9주기]소문의 힘과 일상 미디어의 가능성 - 세월호와 가짜뉴스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3/04/17
어제 오전 '진도항'으로 이름이 바뀐 팽목항에는 비가 내렸다. 9주기를 맞아 현장을 찾은 유가족과 시민들은 이곳을 여전히 '팽목항'으로 부르고 있다. 팽목항 곳곳에 매여 있는 빛바랜 노란 리본들은 세월의 흐름을 짐작케 한다.  직접 바다로 나가 꽃을 던져주고 음료수를 부어주고 오겠다는 부모들이 여전히 있고, 팽목항 부두 끝자락에 앉아 먼바다를 바라보며 한참을 앉아 있다 일어난 이름 모를 시민들도 있었다. 어제 팽목항은 오랜만에 사람들로 북적였고, 여러 단체에서 주도하는 추모제도 이어졌다. 하늘과 바다를 향해 안부를 묻고, 땅에 발딛고 있는 서로를 위로하는 자리였다.  모두가 잊지 않겠다. 끝까지 기억하겠다는 말을 주억거렸다.

어제도 변함없이 온라인 상에서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분위기를 조롱하고 무시하는 사람들의 새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지금껏 뭐했냐"고, "너희 대통령도 정권 내내 이용만 해먹고 아무 것도 밝혀내지 못했지 않냐"는 비난이었다. 그 말들은 무언가 확신에 찬 목소리였다. 이처럼 진실과 믿음은 서로의 마음 속에 각기 다른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들이 믿는 세월호 진실의 근거와 뿌리는 어딘가에 흘러나온 정보이거나 보도였을게다. 불신을 조장하고 미움을 확산하는 가짜뉴스들은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과 머릿속에 켜켜이 쌓여 있다. 참사 당시부터 번성했던 가짜뉴스들을 다시 한 번 세밀하게 살펴보자.     

2. 소문의 힘과 일상 미디어의 가능성 - 세월호와 가짜뉴스
   
우리는 자의든 타의든 간에 언론 보도를 통해 세월호와 매개돼 있다. 언론을 통해 우리 모두는 세월호에 대한 어떤 감각 및 태도를 갖게 된 것이다. 기성 언론은 그 감각 및 태도의 대행자였으며 동시에 사태에 대한 주체화된 인식을 끝없이 지연시키는 장본인이기도 했다...
강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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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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