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산 통신7

흐르는강 · 사람사는 이야기
2023/06/02
< 도솔산 통신7 > 

일터에 왔다.
 '우천명절'이라고 들어봤는가.
 지금이야 주5일제라 해서 토요일도 쉬는데가 많고 일요일 쉬는거야 당연하다 생각하지만 그리 바뀐 세월이 그닥 오래되지도 않은 것이어서.
 막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일년에 명절 빼고는 쉬지 못하고 일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뼈골 빠지게 일해서 하루 품으로 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그러다 비가 오는 날이면 하루 품을 날려야 하는 공일이 된다. 명절에는 겨우 쉴 수 있는데 비가 오면 쉴 수 있으니 이를 우천명절이라 했다. 고단한 삶의 무게가 버거웠고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모를 그 경계가 심히 엄중했으리라. 

내가 이곳 도솔산에서 하고 있는 산불감시라는 일이 숲이 메마르고 젖어있는 정도에 따라 위험의 강도가 달라지는 것이어서 비가 많이 오면 비상대기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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