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로맨스] 잘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조영주
조영주 인증된 계정 · 소설을 씁니다.
2024/01/06
글을 쓰다보면 가장 신경이 쓰이는 건 자잘한 것들입니다. 지금 내가 쓰는 문장에 오타는 없나? 띄어쓰기가 틀리진 않았나? 같은 생각이 들면 빠르게 자판을 두드리던 손가락이 멈춥니다. 그래서 편집자의 존재는 소중합니다. 아무리 엉망진창인 원고를 주더라도 오탈자와 띄어쓰기 등을 지적해 제대로 된 ‘작품’을 세상에 내보이게 도와주니깐요. 오늘 이야기드릴 이야기는 이런 편집자의 러브스토리입니다.

드라마 교열걸 공식 포스터
   
20년 전 국내 일간 신문사에는 교열부가 있었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이게 아닐 겁니다. 대학에 다닐 때 같은 과 동기 언니가 신문사의 이 부서에서 일한다고 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20년 전만 해도 아직 종이신문이 대세였죠. 당시 언니는 매일 아침 조간 신문이 나오기 전, 마지막으로 오탈자를 점검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사소한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죠. 
   
언니는 상당한 멋쟁이였습니다. 예전에는 그렇게 흔하지 않은 자잘한 미용 성형을 한다거나, 명품을 구입하곤 했었어요. 오늘 소개드릴 소설 『교열걸』 속 여자 주인공 엣짱은 이런 언니 같은 20대 여성입니다. 남들이 쳐다보든 말든 내가 좋으면 그만, 자신의 패션과 스타일을 추구하는 당찬 여성요.

   
일본에는 지금도 교열부서가 따로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한자 등을 사용하기에 필히 존재하나 봅니다. 그곳에서 하는 일을 들여다보니, 우리나라의 편집자들이 하는 업무를 하더군요. 기본적인 오탈자 점검은 물론 출간할 책의 내용 속 시대상이나 공간의 설정에 대한 오류는 없는지 따집니다. 예를 들어, 소설 속 한 인물이 기차를 타고 여행을 떠났는데 도착시간이 다르다면 그 부분까지 체크합니다. 
   
주인공 엣짱이 하고 싶었던 일은 교열이 아니라 패션잡지 편집자였습니다. 엣짱은 어렸을 때부터 패션잡지 덕후였습니다. 특히 한 출판사의 패션잡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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