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세이의 고고인류학 186편 - 이슬람 문화의 금기를 깬 이슬람 최초 여성 정치인 샤히르 베나지르 부토 (1953~2007)

알렉세이 정
알렉세이 정 · 역사학, 고고학, 인류학 연구교수
2024/05/24
이슬람 문화의 금기를 깨고 여성 최초의 수상이 된 부토는 여성 사회를 개선시키려 했지만 그녀가 정치인이 되고부터 남성 정치인들에게 끊임없는 견제와 모략에 시달려야 했다. 대표적인 것이 비자금과 뇌물 수수 사건 등인데 그런 사건들로 인해 그녀는 수싱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사진 : 이슬람 국가 최초 여성 총리 샤히르 베나지르 부토 (1953~2007) 사진출처 : ThoughtCo. By Mark Wilson / Getty Images

그러나 서방에서는 그녀가 무고함을 주장했고 남성 중심 무슬림 정치계의 파키스탄을 맹비난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무려 400여회가 넘는 암살 위협에 시달렸고 남성들에게 살해 협박 편지를 받은 것만 해도 4만여 통 정도 된다하니 무슬림 체제의 신정국가에서 여성이 정치한다는게 얼마나 가시밭길인지 보여주는 반증이다.

그녀의 이름을 딴 공원이 파키스탄에 여러 군데 있는데 그녀의 최대 공로는 파키스탄 여성을 학교에 보내 공부할 수 있게 하는 파키스탄 의무 교육 헌법을 수정했다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무슬림 신정으로 대표되던 파키스탄 사회에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로 인한 파장은 컸다. 

무슬림 신정체제의 이란, 오만, 쿠웨이트, 바레인이 잇달아 여성들을 학교에 보내 의무 교육하는 것을 헌법에 명시했고 남성 무슬림들의 핍박을 받아 교육조차 못받던 무슬림 여성들이 학교를 다닐 수 있고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부토의 최대 공로다.

부토는 이슬람 국가 사상 최초로 여성 수상이 된 입지전적의 인물이기도 하지만 줄피카르 알리 부토 전 총리의 딸로, 카라치에서 출생하여 하버드 대학교와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수학하였을 정도로 파키스탄에서 대표적인 여성수재였고 여성들이 압박당하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그녀는 이슬람 여성들의 희망이자 대표적인 엘리트였다.

아버지가 파키스탄 군사 쿠데타로 의해 축출당하여 사형되자, 부토 자신도 여러 번 체포되어 투옥된 바 있다. 1984년 영국으로 망명하는 것이 허락되어 그녀는 망명상태에서 부친의 정당인 파키스탄 인민당(PPP)의 당수로 취임하게 되면서 파키스탄 좌파 운동의 선구자가 된다.

1988년 그녀는 파키스탄으로 돌아와 하이데라바드를 중심으로 신드 주에서 출발했고 이곳을 중심으로 선거활동을 벌여 그녀는 이슬람 국가에서는 사상 최초로 여성 수상이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수상이 된지 불과 20개월 후 군사 쿠데타로 군부의 지지를 받은 그람 이스하 크한 대통령에 의해 수상직에서 물러나는 불명예 퇴진을 당해야 했다. 그럼에도 같은 해 11월 16일, 부토는 People 지의〈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에 선정되면서 이슬람 여성 운동의 대표적인 상징이 되었다.

2007년 12월 27일, 2주 후의 총선을 앞둔 채 갑자기 암살당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아마도 이슬람 사회 변혁을 바라지 않던 누군가에 의해 제거된듯 보인다. 부토의 영묘는 카라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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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의 역사학자 고고학자, 인류학자. 역사, 고고, 인류학적으로 다양하게 조사, 연구하기 위해서 역사, 문화적 체험을 중시하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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