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를 보는 마음

이영진 · 끝없이 길을 찾는 구도자
2024/04/07
세상 재미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나도 내가 이럴 줄 몰랐다. 늘 뭔가 재밌고 궁금하고 하고 싶은 것이 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젊을 땐 병원에 가면 스트레스성이에요, 라고 듣던 신체적 증상이 나이가 들자 노화입니다, 라는 말로 돌아왔다. 늘 있던 두통이나 눈시림도 소화문제도 수치로 나오는 증세는 없는데 모두 노화라니 세상이 나를 속이는 것만 같다. 

어리둥절하고 있으니 상담선생님은 내게 재밌는 일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라고 한다. 차라리 일을 나가는 게 낫지 취미활동이라니 뭐 퍽 여유있는 집 사모님이라구, 하는 말도 안되는 궁시렁이 붙었다. 소위 덕질이라도 하는 연예인 좋아하고 콘서트 다니시고 하시는 분들이 건강해 보이고 즐거워 보이기 시작했다. 

일은 나갈 수 없지만 취미활동 정도는 할 수 있는 몸을 가지고 뭘 해야 할까 며칠을 생각했다. 쉬어 본 적 없는 몸이 처음이라 목에서 음식이 넘어가질 않아 살도 빠졌다. 

자려고 이불을 덮으면서도 오늘하루가 못내 행복해 웃던 시절이 떠올랐다. 처음 집에서 나와 월셋집에 살 때였다. 일하면서 장보고 밥도 해 먹고 여기 저기 전시도 보러다니고 할 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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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쳤다. 글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해파리처럼 파도를 타고 넘실대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 다정함과 선의가 세상을 구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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