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과 마르쿠스 리비우스 드루수스: 공동체(Res Publica)로서 국가, 개혁, 그리고 방향

정재웅
정재웅 인증된 계정 · 금융공학 박사, 변절 빌런
2023/05/23
14년 전 오늘, 노무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다. 비보를 듣고서도 믿기지 않았던 사실이었고, 오보이기를 바랐다. 비록 정치인으로서 노무현 대통령은 세상을 떠났지만, 참혹한 군사독재 시절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기 위해 싸운 변호사 노무현이 추구한 가치, 5공 비리 청문회에서 초선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비리를 저지른 인물을 질타한 정의로움과 용기, 이러한 가치와 정의로움과 용기에 기초하여 당시 김영삼계로 분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삼당합당에 반대하였고, ‘바보’ 소리를 들으며 네 번이나 낙선하면서도 민주당 후보로 부산에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으며, 마침내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이 모든 과정에서 노무현이 일관되게 추구한 가치는 그의 서거 이후에도 많은 정치인과 동료 시민이 추구하는 가치가 되었다. 

『삼국지연의』에서는 이릉대전에서 참패한 유비가 죽음을 앞두고 제갈량에게 유선을 당부하며 “유선이 황제의 그릇이라면 그를 보필하시오. 그렇지만 황제의 그릇이 아닐 경우 승상이 그 자리를 취하시오.”라는 영안탁고를 하고, 이는 공명이 죽을 때까지 식소사번으로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원인이 된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역시 마찬가지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그가 추구하던 가치는 그의 정치적 동료에게 남겨졌다. 그리고 노무현이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 "문재인이를 친구로 두고 있기 때문에 나는 대통령 감이 됩니다"라고 극찬한 정치적 동료 문재인이 6년 전 5월 10일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다시 부상하였다. 대통령으로서 문재인의 공과는 차치하더러도, 노무현 사후 한국 정치의 흐름을 보면 그가 추구했던 가치 – 시민의 참여, 시민과의 소통, 탈권위주의, 외교에 있어 명분과 실리의 균형 추구 등 – 가 옳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명박과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그리고 현 대통령인 윤석열이 정치인이자 대통령으로서 노무현이 추구한 가치를 모두 동일하게 추구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시민사회에 이미 노무현이 추구한 가치가 깊게 뿌리내렸기에 그들 역시...
정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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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교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한국 경제성장에 있어 정부 정책이 금융시장 발전에 끼친 영향'을 연구했습니다. 가상자산 스타트업을 거쳐 금융시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저서로 "변절 빌런의 암호화폐 경제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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