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북에 좀 다녀와야겠다. ” -어느 정보요원의 긴 생애 짧은 이야기 5
2024/02/25
“너 북에 좀 다녀와야겠다. ” -어느 정보요원의 긴 생애 짧은 이야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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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이 포스팅은 2022년 세상을 떠나신 큰아버지가 단 하루 동안, 평생 처음으로 입밖에 냈던 본인의 일생 이야기를 사촌동생이 다급하게 메모한 A4 넉 장 분량의 이야기를 정리한 것입니다. 역사적 사실과 본인의 회고에 어느 정도의 상상과 설명을 추가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앞선 내용 보고 오시면 더 읽을만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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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이 포스팅은 2022년 세상을 떠나신 큰아버지가 단 하루 동안, 평생 처음으로 입밖에 냈던 본인의 일생 이야기를 사촌동생이 다급하게 메모한 A4 넉 장 분량의 이야기를 정리한 것입니다. 역사적 사실과 본인의 회고에 어느 정도의 상상과 설명을 추가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앞선 내용 보고 오시면 더 읽을만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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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란지위’(累卵之危)라는 말이 있다. 계란을 쌓아올린 듯 아슬아슬한 위기라는 뜻이다. 사람의 죽고 사는 운명이 바람 하나, 손가락 힘 하나, 순간 머리를 지배하는 찰나의 생각 조각으로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을, 그 순간을 생각할 때마다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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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카빈총에는 실탄이 그득했고 자기 거시기 털을 막걸리에 뿌려서 부하들 먹으라고 돌리는 선임 장교가 조금만 내 비위를 거슬렸더라면, 내가 평소 그의 악행을 약간만 더 떠올렸더라면, 그리고 무심코 내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더라면 나는 그 자리에서 죽었거나 사형당했거나 아니면 더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자포자기 상태에서 무슨 일을 했을지 모른다. 당시 빈발했던 월북 사고는 대개 그런 식으로 벌어졌었다. 괴롭힘을 당하던 병사가 내무반에 수류탄을 던지고 카빈으로 긁어버린 뒤 휴전선을 넘는 것은 어려운 일도 드문 일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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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그때 그 절박한 순간 개머리판으로 내 뒤통수를 때려 기절시킨 장교는 내 그 이후의 생의 은인인 셈이다. 그 장교의 총에도 실탄이 들어 있었고 상관에게 총을 겨눈 상황에서 나를 쏜다고 해도 할 말이 없었는데 다행히 총을 거...
사학과는 나왔지만 역사 공부 깊이는 안한 하지만 역사 이야기 좋아하고 어줍잖은 글 쓰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