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대가 뭘 안다고! 

 지금은 '청년정치'라 하면 이준석이 곧잘 떠오르지만 사실 '청년정치'라는 화두를 제시한 건 좌파 진영이었다. 개인적으로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파적 의제를 이렇게 쉽게 보수우파들이 전유하여 재구성해낼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민주당과 좌파진영에는 희한하게도 2010년대 이래로 20대는 진보적이라는 이상한 신념을 내세웠다. 그러다가 정작 투표과정에서 20대들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든지 일베를 한다든지 하면 그때마다 소위 말하는 '20대 개새끼론'이 반복해서 출현했다. '국개론'과 함께 쌍을 이루는 조어로 자기 진영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하여 유권자를 비난하는 유아적인 발상이 반영된 표현이다. 반복되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20대는 진보적이라는 흐름이 면면히 흘러 왔으며 그 중 하나가 '청년정치'로 표출되었다.

그때 '청년정치'에 크게 반발했던 가장 큰 이유는 청년이라는 기표로 호명되는 20대는 결코 조직화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더 정확하게는 20대들이 내세울 수 있는 '의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20대 대학생들은 엄밀하게 말해서 사회적 계급도, 계층도 아니다. 사회경제적으로 분화되기 시작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사회"를 경험했다 할 수 있을까? 일반적인 한국인의 삶의 궤적을 보면 20살에 대학교에 가서 4년을 보내고 취업준비 2년으로 26~27살부터 회사생활을 시작한다. 남성의 경우에는 2년의 군대 생활을 추가하면 28~29살에 보통 우리가 사회생활이라고 부르는 직장생활을 시작한다. 다시 말해서 대다수의 한국인은 20대의 절반 이상을 사회진출을 위한 '준비과정'에 '낭비'해버린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조국 사태' 이후 주요한 화두로 제시된 "공정"도 대단히 특별한 가치라든지, 혹은 '요즘' 2030들을 과거 세대와 구별시키는 특이점이라든지 그런 게 아니라 취업준비의 과정에 있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지니고 있는 어떤 '불안감'을 적절하게 자극했기에 그렇게나 넓게 수용될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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