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은
홈은 · 15년차 집돌이
2021/11/04
시는 시를 보는 시기의 감정상태에 따라 호감도가 달라지는 것 같아요.
요즘 수요일마다 박준 시인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를 보고 있는데 참 좋아요.

밤에 아이들 재우고 집안일을 마친 후 연습장을 펼쳐들고 시를 보고 낙서를 하는데 이게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진중한 해석도 없이, 울고 웃는 수요일의 시 읽는 시간이 요즘 인생의 낙이기도 해요.

가을에는 말이 살찌고 다들 책을 본다는데 저도 살과 책에 동참해봅니다. 

인천 반달

나는 바람에 떠는 우리 집 철문 소리와 
당신의 재봉틀 소리가 아주 비슷할 거라 적어 보냈다


전 해맑게 '수간을 놓던 사람이 자수를 하는 사람인가?' 라고 했고, 사회활동가 친구는 '아마 그렇게 고급스러운 일은 아닐꺼야'라며 조용히 제가 정신을 차릴 수 있게 도와주었어요.
친구의 해석을 들으며 그려본 인천 반달
2:8
-청파동 2

밤이 오래된 마을의 가르마를 타 보이고 있다 청파동의 밤, 열에 둘은 가로등 열에 여덟은 창문이다 빛을 쐬면서 열흘에 이틀을 아프고 팔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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