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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 정리되지 않은 생각 조각 모음
2022/04/02
제가 겪고 들은 치매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돈'에 집착했습니다. 

저희 할머니도 며느리가 본인 돈을 훔쳐갔다며, 병으로 먼저 떠난 아들 죽었을 때보다 더 속상하고 슬프다고, 아빠한테 하소연하신 기억이 나네요. 

지금 외할머니도 자꾸 삼촌이 집문서랑 도장을 훔쳐간답니다. 삼촌이 다시 가 찾아드리면 다음 날 또 전화가 옵니다. 가져갔다고. 

건너건너 아는 할머니는 누가 훔쳐간다고 갖고 계신 지폐를 테이프로 몸에 칭칭 감고 계시다 금덩이같던 막내아들 오니까 너 주려고 엄마가 지켰다고 가져가라고 하셨다네요. 

치매 걸리면 아이로 돌아간다는데, 모든 걸 잊어버리게 된다는데 우리 사회는 돈만큼은 잊지 못하게 만들더라고요.

힘드실 것 알기에 힘내라고도 참으라고도 무슨 조언도 못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느낀 건 떠나보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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