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때 통일 글짓기 대회에 한번도 빠지지 않고 나갔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글짓기 대회 중 통일 글짓기가 유독 인기가 없어서  참여율이 대체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에 꽤 높은 확률로 무주공산으로 상을 받아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레파토리도 매번 똑같아서 쉬웠습니다. 
인구와 국토가 두 배가 되고, 남한의 기술력과 북한의 값싼 노동력이 합쳐져 부국강병을 꿈꿀 수 있으며, 무엇보다 우린 한민족인데 통일을 안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게 주요 요지였습니다.
맞습니다. 제 흑역사입니다.

정말 제 흑역사지만 그때는 정말 그랬습니다. 
통일은 당연히 해야만 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통일을 어떻게 할지를 생각해본 적은 있어도  통일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한 의심은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통일은 분명 기회입니다. 그것은 지금도 변함이 없어 보입니다. 
국경이 대부분 확정된 현대사회에서 영토가 두배가 되고 인구가 30% 늘어나고 새로운 시장이 통째로 열리는 기회가 요즘 세상에 또 어디 있을까요?

그러나 그것은 누구에게 기회일까요. 이건 통일이 아닙니다. 
식민지 병합이라 생각합니다.  일본이 조선을 강점했을 때에도 이정도의 기회였을 것입니다. 

왜 우리는 통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