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학종보다 공정하다는 착각, 민주당의 제자리를 찾아서
어느새 수능은 공정의 아이콘이 되었고, 반면 학생부종합전형, 넓게 수시는 편법, 불공정, 그리고 무능의 상징이 돼 가고 있다. 이런 담론의 기저에는 표준화된 시험에 관한 막연한 ‘믿음’이 자리하고 있다. 표준화된 시험은 과정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 수능시험은 그만큼 철저하게 관리되기로 유명하다. 이와 다르게 학교 시험지 유출 사건이나 수시 전형에서 발생하는 특혜·비리 논란 등은 이런 담론을 가속한다.
이런 까닭에 “이재용도 3수 했다”는 가짜 뉴스도 퍼지는데, 결국 수능시험은 대한민국 최고 권력도 어쩌지 못할 공정한 시험이라는 이야기다. 정말 수능시험은 공정한 시험일까? 나는 수능이야말로 정말 공정하고 진짜 실력이라는 담론이 수도권 중산층의 담론이라고 생각한다. 그 담론의 파급력은 강했다. 유력 대선후보들의 교육 정책으로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윤석열 후보는 이를 통해 부모 찬스를 차단하고, 사교육 등 외부요인을 최소화하겠다고 발언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는 “누구나 실력만 있으면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의 땅, 공정의 땅, 성공의 땅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발언을 하면서 청년 정책의 일환으로 수시를 전면 폐지하고, 100% 정시 전환을 공약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민주당의 이재명 대선후보는 지난 1월 3대 공정정책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대입 정시 확대안이 포함되어 있었다. 유일하게 다른 정책을 내놓은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를 제외하고, 이로써 이번 대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 후보는 빠짐없이 정시 확대를 기치로 내걸게 되었고, 수시는 공공의 적, 특혜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