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오십

몽실아짐
2022/03/22
오십년이나 묵은 기억들
오십년이나 낡은 몸 

이미 떨어져나간 기억 뭉치들이
 마음에 숭숭 구멍을 만들고
 낡은 몸 여기저기는
 쑤시고 아프고 저리다
 낡은 몸 때문에
 마음은
 구멍 숭숭난 데다가
 저릿하기까지 하다 

죽음도 어쩌면
 근접했을까?..
 알 수 없다 

죽음에 이르기 전에
 가져가고 싶은 기억 하나는 

내 아이가 다섯 살 꼬마애일 때
 밖에서 실컷 뛰어놀다가
 나를 발견하고
 발갛게 상기된 볼에
 땀에 젖은 머리를 하고서
 달려오던 모습이다
 엄마!!하고 부르면서
 함박웃음지으며
 달려오던 그 때 그 기억!
 나는 그 기억 하나만은
 꼭 가져가고 싶다 

어쩌면 
 기억이란 미화되기 마련이어서
 그 날의 기억이
 더 눈부신 장면으로
 저장됐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해도
 나는
 그 날 내 아이 표정을
 생각하면
 지금도 행복하다 

나이 오십 이후의 삶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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