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비평] 평범하고 싶은 세 커플의 리얼 관찰 예능 : 메리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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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6

대학생 때 친구와 함께 처음 보는 강사를 인권위에 고발한 적이 있다.
특강을 위해 온 강사였는데, 그는 뜬금없이 동성애가 얼마나 죄악인지에 대해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맥락 없이 가난하고, 노쇄하고, 병든 노인들의 영상을 보여주며 이것이 동성애자들의 최후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가정을 꾸리고 정상적인 가족을 만들어 살아야 한다면서.
강사는 누가 봐도 오직 ‘불쾌감’을 조성하기 위해 짜깁기 된 영상을 보여주며, 동성애자들이 이렇게나 기분 나쁘고 혐오해도 되는 존재라고 피력했다.

특강이 끝나자마자 학교 SNS는 난리가 났다. 어떻게 이런 강의를 할 수 있냐, 특강 계획서 안 받았냐 등등. 당연히 그 강의를 들은 학생 중에는 동성애자도 있었다. 
SNS에 올라온 의견 대다수가 강사의 주장에 반대한다는 내용이었지만, 간혹 가다 강사가 틀린 말 한 것도 아니지 않냐는 사람들도 존재했다. 더 큰 문제는 특강을 통해 동성애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의견이었다. 부정적인 감상만을 위해 짜깁기 된 영상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인권위에서 답장이 왔다. 강의 내용에 문제가 있는 것은 맞지만 그로 인해 ‘실질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조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했다. 인권위의 복사+붙여 넣기 신공으로 친구가 받은 답변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동일했다.  
실질적인 피해라니. 강사가 “이 사람이 바로 동성애자입니다”라며 단상 위로 사람 하나 끌고 올라와 뺨이라도 때렸어야 했다는 걸까?

그리고 2022년. 성소수자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해도 용인되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금지하고 있는 이 대한민국에 퀴어 예능이 강림했다. 바로 웨이브의 ‘메리퀴어’다.
메리퀴어는 성소수자 연애 관찰 예능이다. 이 프로에는 총 세 커플이 등장한다. 남-남 커플인 보성 민준, 여-여 커플인 승은 가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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