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쓰레기통에서 벗어나는 법(1)

이영진 · 끝없이 길을 찾는 구도자
2024/04/09
에너지 뱀파이어. 

누군가 옆에 있어서 진 빠지는 경험을 다들 해보지 않았을까. 한 얘기 하고 또 하고, 듣고 싶지 않은 남의 험담도 한숨 섞어 이야기 하는 걸 듣다보면 정말 도망가고 싶은 기분이 든다. 내 경우엔 엄마였다. 많은 경우 딸에겐 엄마가 그런 하소연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열 살도 안 된 아이에게 '너도 이제 나이를 먹었으니 이런 어른들의 이야기도 알아야 돼' 라며 공공연하게 나에게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겠다고 말하던 그 시간, 같이 걷던 길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아주 무서웠던 기억도.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보니 학교에 다녀오면 나는 교복도 못 갈아 입은 채 엄마의 모든 걱정을 듣고 나름 해결방안도 알려주려고 하는 딸이 되어 있었다. 일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낀 건 어른이 되어 퇴근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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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쳤다. 글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해파리처럼 파도를 타고 넘실대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 다정함과 선의가 세상을 구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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