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을 돌보다]출산율 쇼크? 출산파업의 이유

소요 · 돌보는 사람을 위한 돌봄 연구소
2024/02/29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이 사상 처음으로 0.6명대로 떨어졌다.
합계출산율 쇼크라는데, 내가 보기엔 놀라는 것이 더 놀랍다. 매년 출산 장려를 위한 지원과 정책들이 발표되었지만, 그때마다 나는 콧방귀를 뀐다. 주위에서 더 늦기 전에 하나 더 나으라고 할 때마다 아이를 키워줄 거냐고 묻거나 출산지원금으로 1억을 준다고 해도 아이를 더 낳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곤 했다. 출산파업을 한 셈이다. 

아이 셋은 낳고 싶었다

결혼은 안 해도 아기는 낳고 싶었고, 최소 3명은 낳겠다는 생각했다. 그런데 하나를 낳아보니 철 없는 생각, 허황된 꿈이었다. 소위 워킹맘으로 살아보고 출산과 육아의 세계는 한번으로 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주위에서 그랬다. 출산휴가, 육아휴직에 유연근무도 할 수 있는 좋은 직장에 다니고, 소위 독박육아를 하는 것도 아니고 남편이 육아와 집안 일도 잘 도와(!!!)주는데 왜 이렇게 불만이 많냐고. 주위에 다른 엄마들과 비교하면 좋은 조건이다. 그래서 더 티를 못 내고 스스로 달래고 자책하면서 버텼다. 하지만 내 육아의 조건이 대한민국 평균 이상이고, 다른 사람과 비교 우위에 있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고정관념과 편견과 싸워야 하는 일이 더욱 고된 노동이었다. 악마는 거대하지 않다. 디테일에 있다.

나쁜 엄마되기가 제일 쉬웠어요
육아휴직 후 전업주부로 3년을 보내고 나간 새 직장에서 중요한 포지션에 있었고, 야근에 주말근무도 많았다. 당시 상대적으로 시간이 자유로운 남편이 아이를 케어하는 일이 많았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려다주고, 픽업하고, 학부모 역할과 어린이집 행사에 남편이 주로 참석했다. 그렇다고 내가 아예 육아를 참여하지 않거나 소홀한 것도 아니었다. 나에게 주어진 모든 휴가와 주말은 어린이집 행사 참여와 육아에 사용했다. 주말에 아이를 데리고 출근한 적도 많았다. 그런데 내가 어린이집 행사에 나타나면 다른 엄마들로부터 나쁜 엄마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물론 친한 사람들이 나를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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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씁니다. 죽을 거 같아서 쓰고, 살기 위해 씁니다. 예전엔 딸을, 지금은 엄마를 돌봅니다. 돌보는 사람을 위한 돌봄을 연구합니다. 잘 사는 기술과 잘 죽는 기술을 개발하고, 어쩌다 지방소멸도시를 탐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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