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는 왜 발명됐나 - 인간과 해충 사이의 전쟁(1)

실컷
실컷 · 알고보면 쓸모있는 신기한 문화비평
2023/05/18
인간과 해충 사이의 전쟁(동아사이언스)

1. 인간과 해충 사이의 전쟁

인간이 이룩해온 문명이 자연을 정복해온 결과라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인간의 눈에 자연의 호기심의 대상이자 동시에 정복의 대상이었다. 인간의 과학은 그 영역을 끝없이 확장시켰고 언제나 새로 탐구할 장애물이 넘쳐났다. 작게는 미생물과 바이러스, 병원균들과 싸웠고, 크게는 화산과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들과 싸웠다. 아무리 ‘자연과 함께 사는 삶’을 외친다 한들 적어도 병원균, 화산, 지진, 가뭄과 같은 자연의 또다른 모습들은 여전히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들이며, 우리에게 싸워 이길, 극복할 대상들이다. 그 중에서도 ‘해충’은 인간이 출현했던 순간부터 끊임없이 경쟁해왔다. 

인간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을정도로 작은 해충들은 직, 간접적으로 인류를 꾸준히 위협해왔다. 1300년대 유럽 인구의 1/4를 죽게 만든 페스트는 쥐벼룩의 영향이며 서부 아프리카에서 약 100만명 정도가 실명한 사건도 흡혈충들이 매개한 질병으로 벌어진 일이다. 이 외에도 각종 병해충은 인간의 작물과 산림들을 갉아먹어 인간들에게 생존의 위기감을 심었다. 성경에 기록된 출애굽의 열 재앙 중 세 가지가 해충과 관련되어 있었고 심지어 그 중에 메뚜기가 작물을 갉아먹는 재앙은 후반부인 여덟번 째에 위치했다. 

이토록 위협적이고 무시무시한 해충 중에서도 인간에게 가장 큰 피해를 끼친 해충은 ‘모기’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에 따르면, 모기가 퍼뜨리는 병으로 인해 죽는 사람은 매년 총 72만 5천여명에 이른다. 더불어 지구 온난화로 높아지는 기온은 모기가 더욱 활발하게 활동할 환경을 조성한다. 그간 10개국에 한정되었던 뎅기열 발병국은 100개국까지 늘어났고, 말라리아 역시 그 영역을 꾸준히 확장 중이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지카 바이러스’가 국제적인 관심을 받았다. 

모기를 비롯한 해충과의 전쟁이 오래되기는 했으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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