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내가 알기로 우리나라에서 전도를 제일 열심히 하는 종교이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녔던 90년대 중후반에도 기독교의 교세는 위풍당당했다. 이십여 년 전, 부모들이 자녀를 차로 데려다주거나 등하굣길에 동행하는 일은 적어도 우리 동네에선 보기 힘들었다. 아이들만 득시글대면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넘치는 하굣길에는 기독교를 전도하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떠돌며 대상을 물색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이들은 제게 다가오는 기독교인들에게 그동안 보고 들었던 타 종교에 대한 질문을 여럿 던졌고 돌아오는 대답이 걸작이었다. "돌부처한테 절하면 너희도 돌이 된단다." "천주교 믿는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야. 성모 마리아 동상한테 기도하잖아." 얼마 후 가족과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동생과 장난치던 와중에 이 말을 그대로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