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손톱을 깎으며.

2022/03/14
손톱을 깎으며 생각했습니다. `언제 이렇게 자란 거지?` 절정으로 치닫기 전 달처럼, 손톱은 그렇게 시나브로 자라났습니다. 그건 마치 미인을 보기 위해 안달이 난 저의 마음과도 닮아 있었습니다. 그렇게 커진 제 마음이 손끝에 애처롭게 매달려 있었죠.

손톱을 깎고, 잘려 나간 자리를 손끝으로 매만져봅니다. 울퉁불퉁 거칠고, 모난 자리. 남겨진 자리. 

아마 무언가를 붙잡고 있다 떠나보낸 마음이 이러할까요. 그 마음을 꺼내 보면 잘려 나간 자리와 꼭 들어맞지 않을까요. 

손톱을 자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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