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적 시청의 딜레마를 제거하다. <퀸 메이커>

soulandu
soulandu 인증된 계정 · 영상, 방송
2023/04/23
영화를 볼 때마다 궁금해진다.
여성들은 영화를 볼 때 어디에 이입을 하는 걸까? 



이야기는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 중 하나다. 

그리고 인간은 이야기를 자신의 형상을 중심으로 엮어간다. 그래서 동굴 벽에 그림을 그릴 때부터 주인공을 자신의 형상과 가장 가깝게 묘사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보이니 저게 나야. 나처럼 생긴 거. 이제 내 이야기 좀 들어봐. https://news.mit.edu/2018/humans-speak-through-cave-art-0221

화면 안에 사자와 인간이 함께 존재한다면 인간은 같은 형상인 인간에 자신을 대입한다. 만일 인간과 외양이 비슷한 외계인과 사자가 한 화면 안에 있다면 인간은 외계인에 몰입할 확률이 높다.

단순화할 수는 없지만 그래서 여성의 영화관람 경험은 어딘지 기묘한 구석이있다.

특히나 남성들이 주인공인 영화라면. 물론 영화 관람은 기본적으로 스토리를 따라가기 때문에 전반적인 영화 시청 경험에는 큰 무리가 없다. 당연히 여성도 얼마든지 남성 주인공에 자신을 이입할 수 있다. 관찰자이면서 동시에 주인공으로서. 마동석이 출연하는 영화라면 여성들도 마동석이 된다. 이선균이 출연하는 영화라면 이선균이 된다. 마동석이 , 이선균이 되어서 영화의 주인공인 형사로서, 킹메이커로서 영화를 시청한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문제는 여성 캐릭터가 화면에 등장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영화 속으로 자연스럽게 블렌딩되는 무난한 조연 역할들일 경우는 괜찮다. 하지만 어이가 없을 정도로 텅 빈 캐릭터가 나타나면서부터는 마음이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필요이상의 노출이 나오는 클리셰 캐릭터부터 민폐만 끼치는 여성 캐릭터로,  그리고 무엇보다 일방적으로 폭행당하는 희생자나 특히 성폭력의 피해자로 여성이 등장하는 순간부터 여성의 시청은 분열되기 시작한다. 영화의 스토리를 따라가며 주인공에 몰입하는 동시에 자신의 형상과 비슷한 여성 캐릭터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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