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를 통해 꿈꾸는 더 글로리한 세상

정담아
정담아 · 읽고 쓰고 나누고픈 사람
2023/04/02
몇 주 전 파트2가 공개되면서 또 다시 화제를 모은 드라마 '더 글로리'를 봤니? 이제와서 왜 뒷북이냐고? 글쎄. 워낙 인기를 끌기도 했고, 학교폭력과 복수라는 주제 때문인지 할 말은 많은데 머릿속에서 그 말들이 잘 정리되지 않았던 것 같아.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해.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1. 복수극에 대한 열광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가 인기를 끄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거야. 대본과 연출, 연기력 같은 작품 내부적 요인부터 당시 사회분위기나 트렌드 같은 외부적 요인까지... 이 드라마 역시 다양한 성공 요인이 있을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나는 유독 '복수'라는 주제에 눈길이 갔어. 지난 해 하반기에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재벌집 막내아들'과 조금 겹쳐보였던 것도 그런 이유였어. 물론 구체적인 설정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어쨌든 사회적 약자인 주인공이 돈 많고 양심 없는 가해자로부터 받은 피해를 복수한다는 설정 말이야.

생각해봤어. 사람들은 왜 이런 복수극에 열광할까? 물론 늘 악을 무찌르는 서사는 짜릿해. 하지만 요즘 우리가 열광하는 복수극은 기존의 영웅서사와는 조금 다른 구석이 있어.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홍길동전' 정도를 떠올릴 수 있을까?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일종의 구조적 모순에 반감을 품은 홍길동이 주인공인 그 고전 말이야. 의적이었던 그는 고약한 부자의 곳간을 털어 간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었지. 그때 부자를 향한 칼 끝과 빈자를 향해 뿌리는 축복이 독자들에게 희열을 주었을 거야.

2000년대 초에 엄청난 흥행을 했던 영화 '괴물'도 조금 다르지만 여전히 비슷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해. 홍길동처럼 태생부터 비범한 영웅이 전혀 아니지만, 오히려 조금 어리숙한 주인공이 괴물로 대변되는 사회악과 맞서 딸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잖아. 이건 꽤나 개인적인 서사에서 비롯되는 갈등이고 싸움이지만 결국 사회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기도 해. 결국 괴물로부터 빼앗긴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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