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그날, 소홀했던 그들을 회상한다 (2) 2024년 3월 11일
응급실의 아내가 기적을 만들어냈다. 손가락도 움직이지 못하던 아내가 스스로 일어나 앉은 것이다. 일어나 앉았을 뿐만 아니라 신을 찾아 신고 씩씩하게 걸었다.
MRI와 CT를 찍고 나서다. 오줌이 마렵다고 해서 변기를 가져왔으나 일어나 앉을 수가 없다. 영화나 TV연속극에서 자주 보듯 아내를 번쩍 들어 앉혔으면 좋겠으나 그건 강아지에게 까치처럼 훨훨 날아보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아내를 일으켜 변기에 앉히려고 끙끙대는 나를 밀쳐 내고 보란 듯이 일어나 앉았다. 우와! 일곱빛 무지개, 행운의 천지개벽이다.
지금도 그 당시를 생각하면 후회스럽기 짝이 없다. ‘오늘을 붙들어라! 되도록 내일에 의지하지 말라! 그날그날이 일년 중에서 최선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