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서 중요한 것

정지우
정지우 인증된 계정 · 문화평론가 겸 변호사
2023/07/10
글을 쓸 때면, 상당히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것 중 하나는 '과거의 나'를 정확하게 상상하는 일이다. 그 이유는 대개 나이가 들어가면서, 늘 자기 나이대의 삶에 적응하게 되고, 과거의 진정한 마음이나 기분이랄 것을 쉽게 잊어버리곤 하기 때문이다. 예전의 나는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대했는지, 어떻게 미래를 꿈꾸었는지, 무엇을 진정으로 욕망했거나 간절히 원했는지를 까먹거나, 왜곡하거나, 착각하곤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삶의 글감이라는 것은 대부분 과거로부터 온다. 글쓰기라는 것은 대개 지나간 것에 관한 것이다. 지나간 오늘, 지나간 청춘, 지나간 사랑, 지나간 여행이 늘 글쓰기의 대상이 된다. 조금 더 본질적으로 보더라도, 사람은 지나가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글을 쓸 수 없다. 이미 경험한 감정, 이미 한 걸음 지나온 생각, 이미 내 안에서 일어났던 일들만이 늘 사후적인 글쓰기의 영역에 들어온다. 그래서 글쓰는 일이란, 사실 적극적으로 과거를 상상하기, 과거를 살아내는 일에 가깝다. 

글쓰는 습관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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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acebook.com/writerjiwoo <분노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등의 책을 썼습니다. 현재는 변호사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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