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라이프] 작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

아무생각 · 삶은 쓰고 글은 달다.
2022/04/10
저는 3학년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아이들의 행동이 어른에게 큰 울림을 줄 때가 참 많습니다.

종례시간마다 저희 반 아이들은 학급 구호를 외칩니다.

번호 순서대로 매일 한 명씩 나오는 전통적인(?) 방법을 사용합니다.

아이가 나와 선창을 하면 나머지 아이들이 후창을 하는 방식입니다. 

군중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숨기는 습관에서 군중 앞에 당당히 목소리 내보게 하는 연습을 시키는 것입니다.

오늘은 수줍음이 매우 많은 여자아이 차례였습니다.

걱정은 되었지만 시켜보고자 했습니다.

역시나 아이는 수줍음에 사로잡혀 구호가 입 안에서 맴돌고 있었습니다.

나머지 아이들이 산만해질까 걱정했지만

감사하게도 아이들은 친구를 기다려 주고 있었습니다.

1분의 정적이 흐른 뒤,

작은 목소리가 풍선의 바람이 새어 나오듯 푸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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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도 아니고 작곡가도 아니지만 삶을 그리고 작곡할 수 있는 도구인 글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제 삶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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