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홈 보육사 일기 <코로나가 그룹홈 위로 그림자를 드리울 때>
2022/06/02
월요일 출근을 앞두고 쉬고 있던 일요일 밤. 카톡이 울렸다. 윤슬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원아 중에 가족 확진자가 나왔다고 했다. 벌써 몇 번째 받는 메시지였다. 윤슬이를 포함한 그룹홈 아이들 모두 자가진단 키트로 코로나 검사를 해야만 했다. 혼자서 주말 근무 중이던 막내 동료는 그 메시지를 받고 나서 40여분만에 그룹홈 아이들이 '전원 음성'이라는 결과를 알려왔다. 휴. 병원 청진기만 보아도 기겁을 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윤슬이나, 코로나 검사용 면봉만 보면 소리를 지르고 발버둥 치는 오순이를 데리고 혼자서 검사를 해냈을 막내 동료를 생각하니 마음이 안 좋았다. 고생했다고, 아이들이 모두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연거푸 답글을 주고받았다.
어린이집을 다녀온 윤슬이와 지난주 내내 시간을 보냈던 나도 얼른 코로나 자가진단 키트를 구해서 검사를 해보아야 했다. 그러나 집 앞 편의점에는 키트가 모두 팔리고 없다고 했다. 내일 새벽에는 물건이 새로 들어오기로 했으니 때맞춰 다시 오라는 답변을 듣고는 그대로 집으로 돌아왔다. 양성이든 음성이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속이 상할 것 같던 참에 차라리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두어 시간 후, 카톡이 또 울렸다. 집에서 쉬고 있던 다른 동료의 메시지였다(우리 그룹홈은 총 세 명의 사회복지사가 함께 일을 한다). 남편이 코로나에 걸린 것 같다고 했다. 몸이 좋지 않다길래 자가진단을 해본 결과 양성이 나왔다는 거다. 손끝이 저릿저릿해지면서 마음이 착잡해졌다. 월요일 아침부터 수요일 아침까지는 내가 근무를 서는 차례인데, 나와 교대근무를 해야 할 동료가 남편 때문에 출근을 못 하게 되면, 나는 그의 몫까지 도맡아 연장근무를 해야 할지도 몰랐다. 가뜩이나 두 밤씩 연달아 근무하는 것 때문에 몸이 힘들던 참이었다. 언제 집에 돌아올지 모르는 신세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두려움이 느껴졌다. 동료의 남편이 PCR 검사에서도 확진이 나온다면? 그 와중에 동료의 아이들까지 도미노처럼 줄줄이 감염되기라도 하면?!
좋겠다. 불쑥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