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이야기 4 수소가 필요한 이유
2022/12/09
한선호님이 제가 쓴 “기후위기 이야기 3 소형모듈형원자로SMR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에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확보한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이나 스토리지를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수소 생산, 저장, 운송, 사용과정에서 낭비되는 에너지를 고려하면 그게 현실적인지 굉장히 의문이 드는군요“라는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그와 함께 자신이 쓰신 ”수소 경제, 대국민 사기극(5) - 그린수소, 뭔가 이상하다“ 링크를 달아주셔서 들어가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생각하다 댓글에 답글을 달기보다 본격적으로 수소 경제에 대한 제 생각을 밝히는 게 싶었습니다.
1. 한선호님의 게시글에 대한 입장 정리
한선호님(아래의 글은 따로 링크를 달지 않습니다. 성함을 클릭하면 한선호님 글 목록으로 가게 됩니다)은 수소 문제에 대해 일곱 개의 글을 쓰셨습니다. 각각의 글을 먼저 읽었고 그에 대한 제 판단을 간단히 정리합니다.
“수소 경제, 대국민 사기극(3) - 조삼모사 현실판 수소차”에서 비판한 수소자동차를 위해 그레이 수소와 블루 수소를 생산하는 문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레이수소는 언급할 가치도 없고 블루 수소 또한 현재 탄소포집 및 이용, 저장(CCUS) 기술이 완전하지 못하고 경제성도 떨어지는 등의 이유로 현실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국고에 꽂아 높은 빨대들... 수소차, 수소충전소‘와 ’수소 경제, 대국민 사기극(4)‘에서 수소차와 수소 충전소에 대해 비판한 부분에 대해선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부분도 있고 동의하는 부분도 있지만 일단 제가 생각하는 수소 경제에서 수소차가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작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따로 이야기할 필요는 크게 느끼지 않습니다.
‘수소경제, 대국민 사기극(2)-연료전지 발전소라는 삽질’에서 천연가스를 개질한 그레이수소를 이용한 연료전지 발전소에 대해 비판하...
한선호님 덧글과 원문들을 포함해서 유익한 글 두 편을 잘 읽고 갑니다..!
안녕하세요 박재용님. 긴 설명에 감사드립니다만, 물론 아니시겠지만 전체적으로 읽어보면 가장 크리티컬한 부분인 수소라는 물질의 성질이나 화공공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신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역시 가장 큰 문제는 그레이수소의 대안이 없다는 것입니다. 말씀하신 박재용님의 타당성 주장의 거의 모두에 적용되는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블루수소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공상과학에 가까운 것이고 수십 년 안에 그런 모델이 경제성을 확보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봅니다. 그린수소도 에너지 밸런스를 따져보면 효율이 극히 낮고, 수전해 같은 건 자연과학의 원리에 어긋나므로 촉매나 엔지니어링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죠. 물론 수소가 필요한 부분은 있을 겁니다. 잠수함이나 선박, 항공기 등인데, 그것 역시 그레이수소라면 얘기가 안 되겠죠.
또 작게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말씀 중에 LNG발전을 수소발전으로 대체한다는 부분입니다. LNG발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수소발전에 비해 오히려 적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이 역시 수소의 원천이 문제겠지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는 말씀에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ESS장치에 비해 수소가 우수한지는 더 자세한 비교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ESS에서 자연적으로 방전되는 에너지와 현재 액체수소 저장에 드는 극저온이나 극고압도 모두 에너지고 수소의 자연 소실량 같은 걸 모두 고려한 에너지 밸런스를 따져봐야 된다는 생각인데, 자세히 계산을 해봐야겠지만 그다지 타당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수소 혼소나 도시가스 배관을 수소배관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은 그 배관의 압력이나 온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재질은 무엇으로 할 것이며 안전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기술적인 문제가 많다고 봅니다. 유실되는 에너지도 많을 거고요. 이 부분은 액화수소 저장이나 해상운송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배관이나 탱크가 상온이나 상압에 노출되면 작은 실수로도 폭발하거나 에너지 밀도가 엄청나게 낮아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역시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해외 그린수소 생산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태양광 패널의 가격 문제라기보다는 수소를 암모니아로 만드는 하버-보쉬 공정의 에너지 투입과 그에 따른 이산화탄소 발생과 환경적 부담이라고 봅니다. 그렇게 가져온 암모니아를 또 촉매공정을 사용하고 에너지를 투입해서 수소로 분해해야 하고요. 수전해의 효율성 문제는 인류가 이미 오랫동안 고민해온 문제입니다. 먼저 성급하게 수소 인프라를 깔아놓고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죠. 순서가 틀린 것이라고 봅니다.
한선호님 덧글과 원문들을 포함해서 유익한 글 두 편을 잘 읽고 갑니다..!
안녕하세요 박재용님. 긴 설명에 감사드립니다만, 물론 아니시겠지만 전체적으로 읽어보면 가장 크리티컬한 부분인 수소라는 물질의 성질이나 화공공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신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역시 가장 큰 문제는 그레이수소의 대안이 없다는 것입니다. 말씀하신 박재용님의 타당성 주장의 거의 모두에 적용되는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블루수소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공상과학에 가까운 것이고 수십 년 안에 그런 모델이 경제성을 확보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봅니다. 그린수소도 에너지 밸런스를 따져보면 효율이 극히 낮고, 수전해 같은 건 자연과학의 원리에 어긋나므로 촉매나 엔지니어링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죠. 물론 수소가 필요한 부분은 있을 겁니다. 잠수함이나 선박, 항공기 등인데, 그것 역시 그레이수소라면 얘기가 안 되겠죠.
또 작게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말씀 중에 LNG발전을 수소발전으로 대체한다는 부분입니다. LNG발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수소발전에 비해 오히려 적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이 역시 수소의 원천이 문제겠지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는 말씀에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ESS장치에 비해 수소가 우수한지는 더 자세한 비교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ESS에서 자연적으로 방전되는 에너지와 현재 액체수소 저장에 드는 극저온이나 극고압도 모두 에너지고 수소의 자연 소실량 같은 걸 모두 고려한 에너지 밸런스를 따져봐야 된다는 생각인데, 자세히 계산을 해봐야겠지만 그다지 타당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수소 혼소나 도시가스 배관을 수소배관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은 그 배관의 압력이나 온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재질은 무엇으로 할 것이며 안전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기술적인 문제가 많다고 봅니다. 유실되는 에너지도 많을 거고요. 이 부분은 액화수소 저장이나 해상운송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배관이나 탱크가 상온이나 상압에 노출되면 작은 실수로도 폭발하거나 에너지 밀도가 엄청나게 낮아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역시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해외 그린수소 생산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태양광 패널의 가격 문제라기보다는 수소를 암모니아로 만드는 하버-보쉬 공정의 에너지 투입과 그에 따른 이산화탄소 발생과 환경적 부담이라고 봅니다. 그렇게 가져온 암모니아를 또 촉매공정을 사용하고 에너지를 투입해서 수소로 분해해야 하고요. 수전해의 효율성 문제는 인류가 이미 오랫동안 고민해온 문제입니다. 먼저 성급하게 수소 인프라를 깔아놓고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죠. 순서가 틀린 것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