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일 것인가, 흐를 것인가
2022/07/31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에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지만. 먼 옛날 이 연못엔 예쁜 붕어 두 마리 살고 있었다고 전해지지요. 깊은 산 오솔길 옆"
김민기 작사, 곡으로 가수 양희은이 70년대에 발표한 '작은 연못'이라는 노래다. 처음 이 노래를 접한 것은 고등학교 음악 시간이었다. 동요인 줄 알았다가 중간 부분의 어두운 가사와 금지곡이었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곡을 둘러싼 해석에는 남북관계, 당시 정쟁의 대결구도 등 여러 가지가 있다고 했다.
이 노래를 통해 물이 고이면 썩는다는 사실에 대해 적나라하게 인식했던 것 같다. 우리는 흔히 한 분야에 오랜 기간 종사한 사람을 '고인 물'이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전문가라는 의미도 있지만, 내가 느끼기엔 그다지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말은 아닌 것 같다.
학부를 다니는 대학생일 때 내가 다니던 학교의 중앙에는 커다란 연못이 하나 있었다. 겉에서 보는 풍경은 꽤 아름다워서 대학시절 자주 산책도 하고, 친구들과의 만남의 장소로도 사용했었다. 연못의 바닥이 시멘트로 덮여있다는 사실은 나중에야 들었는데, 흐르지 않고 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