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캉스에서 일상까지

새로샘 · 글 읽고 쓰기 즐기는 사람
2022/07/15
땅이 넓은 중국, 역시 땅부자답다. 하룻밤을 묵은 곳은 同理湖大饭酒店(통리후타판지오우디엔)이란 곳인데, 호텔부지 땅이 실로 크다. 건물은 겨우 3층짜리이나 꾸며놓은 산책길은 매우 넓다. 산책길을 따라 同里湖(통리호수)가 내다보이는 확 뚫린 시야가 맘까지 다독이는 길, 게다가 세월의 흔적이 묻은 정자들은 이국적인 풍경을 더했다.

이곳의 건축물은 처마가 하늘을 찌를듯이 솟아있다. 유연하고 나그나긋한 처마에 익숙한 한국인으로서는 꽤나 저돌적인 공격성을 느끼게 하는데, 소주란 지역이 예로부터 의식주 걱정 없는 하늘 아래 천상도시라는 걸 감안할 때 내가 느끼는 것처럼 공격성은 아닐 거라 추측한다. 아니 차라리 교만스러움인가? 뽐내듯 치솟은 날렵함이 꽤나 저돌적으로 느껴지지만 아마도 기후에 걸맞는 이유가 있으리라.

겨울의 나목은 늘 눈길이 머문다.
성장(盛装)을 벗은 나무. 가지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낸 양이 가장 본연의 자기처럼 보인다. 하여 자기 본연의 모습으로 살려한다면 입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벗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은게다.
특히 바다나 강을 배경으로 서 있는 앙상한 나무는 그 처연하기가 더욱 생생하다. 넓은 인생같은 한바다에서 벗어버린 몸으로 버티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시린 일인가. 그러니까 장식을 버리고 나로 살아간다는 것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님을 새삼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름답다. 화려함이 아닌 본연으로서의 미(美)다.

지난 주일은 上班(샹빤)날, 즉 계속되는 춘절 휴가의 업무를 메꾸기 위하여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대체 근무를 해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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